감사원이 김학규 용인시장의 뇌물 수수 및 직권 남용 혐의를 포착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감사원은 작년 8~10월 실시한 ‘공직비리 기동점검’ 결과, 김 시장이 관내 부동산개발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대가로 해당 업자 소유토지의 개발행위 허가기간을 부당하게 연장한 것으로 판단하고 올 1월 검찰에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고 7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김 시장은 시장 당선 전인 2009년 9월 자신의 주택을 담보로 부동산개발업자 A씨로부터 10억원을 빌렸으나, 이 돈을 다 갚지 못하자 2010년 4월 해당 주택 소유권을 A씨에게 넘겼다.

이후 2010년 6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당선된 김 시장은 같은 해 7월 채무변제를 조건으로 주택 소유권을 A씨로부터 다시 넘겨받기로 한 뒤, 민원비서 B씨의 명의로 은행 대출(8억2500만원)을 받아 빌린 돈 가운데 8억원을 우선 변제하고, 나머지 잔금과 이자 3억7000여만원은 B씨를 통해 매월 갚아나가기로 했었다.

그러나 김 시장은 2011년 3월부터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이던 작년 10월 현재까지 A씨로부터 빌린 돈의 잔금과 그 이자(월 400여만원)를 갚지 않은데다, B씨 명의 은행 대출금 8억원에 대한 이자(월 520만원) 또한 A씨가 부담토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김 시장이 A씨로부터 빌린 돈 가운데 작년 10월 현재까지 갚지 않은 잔금과 그 이자, 그리고 A씨에게 떠넘긴 은행대출 이자 등의 총액이 3억3000여만원이라고 밝혔다.

감사원은 이 과정에서 A씨가 소매점을 설치하는 조건으로 개발허가를 받았던 용인시 처인구 소재 자신의 토지를 불법으로 고물상에 빌려주고 임대료를 챙겨온 사실(개발행위 허가조건 위반)이 관할 구청에 적발되자, 김 시장이 비서 B씨를 통해 구청 담당자에 압력을 넣어 허가 취소(원상 복구 및 고발) 조치 대신 오히려 허가 기간을 연장해준 정황도 함께 확인했다.

이에 감사원은 김 시장이 빌린 돈을 갚지 않기 시작한 시점과 A씨의 개발허가가 연장된 시점 간에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그 대가성 여부를 판단키 위해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감사원은 김 시장이 자신의 선거캠프에서 운전기사 겸 수행비서로 일했던 B씨가 초등학교 졸업자로서 ‘지방계약직 공무원 규정’이 요구하는 공무원 특채 자격(채용 예정 분야 9년 이상 근무경력 또는 관련 학사학위 취득 후 6년 이상)에 미달한다는 사실을 시청 인사팀으로부터 보고받고도 민원비서(6급 상당 지방계약직)으로 부당 채용했다고 밝혔다.

B씨는 특히 김 시장의 비서로 채용되는 과정에서 자신의 이력서에 1981~94년 간 대통령 경호실에서 근무했던 것처럼 허위 경력을 기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감사원은 김 시장의 차남이 2011년 1월 용인시가 추진한 ‘음식물 쓰레기 자원화 사업’ 사업자 선정에 관여, 그해 2월 C개발㈜ 영업부장에게 사업권 알선 대가로 자신과 시장 비서 B씨의 활동비조로 5000만원을 요구하고, 해당 업체로부터 현금 2000만원과 골프 접대 등 향응을 포함해 3000여만원을 받은 사실도 적발했다.

이에 감사원은 김 시장과 부동산개발업자 A씨, 시장 비서 B씨, 그리고 김 시장의 차남 등에 대해 각각 뇌물수수 및 직권남용, 뇌물공여,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 시장의 차남은 지난해에 다른 관급(官給) 공사와 관련해서도 납품 청탁과 함께 건설업자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법정 구속돼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고 현재 수원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