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양시가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추진하던 명사 특강을 지역 정치권 반발로 중단은 했지만, 계약 문제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26일 시에 따르면 시는 안양시청에서 18일 박원순 서울시장을 시작으로 3월15일까지 안희정 충남지사, 조국 서울대 대학원 교수,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 등의 순으로 명사 특강을 열 예정이었다.

시는 하지만 시의회 새누리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특정 정당 입후보 예정자를 초청한 정치적 이벤트"라고 반발하고 나서자, 22일 특강을 전면 중단했다.

시는 그러면서 보도자료를 내 "모두 네 차례에 걸쳐 진행하기로 했던 명사 초청 특강을 18일 한 차례 진행한 시점에서 나머지 세차례 강연을 지방선거 이후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강연을 맡아 진행하기로 한 언론사가 시의 일정 연기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시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

이 언론사에 지급한 강연 예산은 1950만원(부가세 별도)으로, 시는 첫 강연을 나흘 앞둔 14일 평생교육 예산으로 이 언론사와 수의계약을 했다.

전체 네 차례 강연 가운데 한 차례 강연이 진행된 상태에서 시가 갑자기 일정 연기를 통보하자, 이 언론사도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시에 전했다.

시는 23일 이 언론사 관계자를 불러 계약 문제를 논의했지만, 계약 내용(일정) 변경과 해지 등을 놓고 결론을 내지 못했다. 시는 계약 연기를 요구한 반면, 이 언론사는 시의 책임을 물어 계약 해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이 언론사의 합의 없이는 특강 연기가 어려울 뿐더러, 계약 해지로 불거질 혈세 낭비 논란 때문에 이렇다할 방침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의회 새누리당은 "선동 정치 이벤트로 명사특강을 추진했다가 중단한 것도 모자라 특강 연기도 계약 당사자와 아무런 협의 없이 결정해 행정의 신뢰도를 무너뜨렸다"며 "무능한 행정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