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 성남시장 후보 출마 예정인 박정오 안산 부시장이 최근 성남시청 인터넷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을 놓고 성남시가 사전 선거운동이라며 징계를 요구했다.

9일 성남시에 따르면 박정오 안산 부시장은 지난 5일 오후 3시20분께 시청 내부행정시스템인 새올 게시판에 '성남시를 떠올리며'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박 부시장은 이 글에서 "몸은 비록 떠나 있지만 한시도 여러분을 잊은 적이 없다. 이제 저는 긴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강한 인연의 땅으로 돌아가려 한다. 더 이상 여러분의 아픔을 외면할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약간은 불안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당당하게 나아갈 것이다. 여러분의 조용한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끝을 맺었다.

그는 지난해 1월13일부터 올 7월1일까지 성남 부시장으로 근무하다 안산 부시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내년 지방선거 성남시장 출마를 위해 이날(9일) 명예퇴직했다.

이 글은 당시 10여 분만에 삭제됐지만 시는 자체 조사를 벌여 안산 부시장의 수행비서가 성남시 소속 공무원 전모(7급)씨를 통해 글을 올린 것으로 확인했다.

시는 "이 글이 시장 출마를 연상케하고 지지를 당부하려는 의도가 있고 개인적인 목적으로 소속 직원에게 부당 행위를 강요한 '직권남용'에 해당된다"며 "박 안산부시장과 수행비서에 대해 징계해 달라"고 안산시에 조사 내용을 통보했다.

박 안산부시장이 이 글을 작성, 게시한 시점이 퇴직 전이어서 징계 대상에 해당된다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또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을 이유로 박 부시장의 글을 내부 게시판에 올린 전씨도 시 징계위 회부를 검토 중이다.

시 관계자는 "민선 3·4기 시절 일부 공무원들의 '충성맹세' 등으로 시 공직사회가 큰 혼란을 겪었다"며 "안산시에 해당 위반 내용을 통보한 것은 공무원들의 줄서기나 정치적 중립의 의무 위반을 미리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부시장은 "명퇴와 관련해 옛 동료들에게 간단한 인사말을 남긴 것을 가지고 이재명 성남시장이 너무 예민하게 반응한 것"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