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이 정부의 당 해산심판 청구안에 항의해 삭발과 함께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가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통합진보당은 오병원 원내대표와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 김미희, 김재연, 이상규 의원 등 소속의원 5명 전원이 6일 국회본청 앞에서 삭발식을 가진후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삭발식을 마친 후 김재연 의원은 "목숨을 걸고 싸우겠다. 유신독재 박근혜 정권의 민주주의 파괴에 맞서 함께 싸워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다짐을 밝혔다.

이정희 대표도 이날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한국진보연대,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등 시민사회종교단체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의 정치 보복"이라며 정부의 조치를 비판했다.

이 대표는 "박근혜 정부는 유신 부활을 기도하며 독재정권으로 가고 있다"라며 "부정한 방법으로 집권해 정통성을 상실했으며, 민생공약 파기로 노동자, 농민, 서민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대표는 이어 "노동, 진보, 시민사회, 종교, 다른 야당과 손을 잡고 거대한 국민의 힘을 보여주겠다"라며 장외투쟁의 뜻을 이어갈 것임을 밝혔다.

진보당은 이날도 오후 7시부터 서울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이어갔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대한민국 정통성과 헌법 가치를 부정하는 세력이 다시는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진보당이 해산될 경우 소속 의원 모두가 의원직을 상실케 하는 후속 법안을 우선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정당 해산은 엄격하고 신중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유보적 입장을 나타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우리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기도 하지만, 국제적으로도 사례가 극히 드문 일인만큼 매우 신중해야 할 사안이다라"라 밝혔다.

또 진보당에 대해서도 당의 목적과 활동을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한편 법무부가 통진당 해산심판 청구를 발표한 후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60.1%가 정부의 해산심판 청구에 대해 '적절한 조치'로 응답했고 '부적절한 조치였다'는 답변은 28.5%에 그쳤다.

앞서 정부는 통합진보당의 위헌정당 해산 심판 청구안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5일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이날 긴급 안건으로 상정한 통합진보당 해산 청구 안이 통과됐다.

우리나라 헌법은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 정부가 헌법재판소에 정당 해산 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 8월 이석기 의원 내란 음모 사건이 터진 뒤 9월부터 통진당 해산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TF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법리검토에 들어간 결과 '통진당은 위헌 정당'이라고 최종 결론 내렸다.

법무부는 신속히 헌재에 정당 해산 심판을 청구하고, 통진당 의원들에 대한 의원직 상실 결정 청구도 제출하는 한편 내년 지방선거를 통한 세력 확산 시도와 정부보조금을 받는 것을 막기 위해 정당 활동 정지 가처분 신청도 함께 헌재에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