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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피는 날
염두성 [시인]
2020년 10월 28일 (수) 17:03:08 경기중앙신문 webmaster@ggjap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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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중앙신문]

   
▲염두성 시인

찔레꽃 피는 날   [염두성 시인]

냇가에 흔트러지게 피어있는

찔레꽃은 슬퍼요

물길 따라 흘러가는 젖은 꽃잎이

하얀 눈꽃을 닮아 슬퍼 보여요

첫눈이 오면 떠나버린 그 사람이

생각이 나 나를 슬프게 해요

냇물같이 흐르던 그 여인이 찔레꽃으로

피어나 서러워 말 못 해요

잊지 못해 찔레꽃으로 피어 눈꽃처럼

휘날리며 나를 슬프게 해요

젖은 꽃잎이 떨어져 흘러 흘러

그대 눈길에 머문다 해도

흘러내리는 냇가를 따라 속울음으로 핀

찔레꽃이 그대 눈길에 닿는다 해도

그대 없이 핀 찔레꽃 향기 따라

너무 슬퍼요

냇물에 떨어지는 하얀 찔레꽃 눈꽃처럼

사라지는 찔레끛이

가슴 아파 나를 슬프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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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릇  [염두성 시인]

서러워 지천에 피는 꽃

하고픈 말이 너무 간절해

울 대로 피는 꽃

피어서도 외처러워 바라보는

나도 서럽고 너도 서러워

상사화라 불러주는 꽃

영혼의 울림이 꽃으로 피어

불광사 서까래 밑으로

줄지어 서서

무슨 설움 그리 많아

염불소리에도 붉어지는 한 많은.

여인이여

피었다 지더라도

꿈인들 날 잊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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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슬픈 거라고  [염두성 시인]

어제도 오늘도 오지 않은 그 사람을

기다리는 시간 귀퉁이에 아픔이 자라나

뒤돌아서지 못해 가버린 그 길 따라

코스모스는 목을 길게 내밀고

꽃잎은 하늘과 마주 보는

그 여인 때문에 나는 울었소

코스모스 바람 따라 향기롭거든

늦지 않게 돌아와 주오

하늘은 이파리들을 덮고

햇살은 꽃잎에 닿아 눈부시게

미소 짓고 있을 때

실 바람 소리에도

내 어깨를 내밀어 그대 곁에 앉아

한들 한들 흔들리고 싶소

이제나저제나 발자국 소리에

귀를 내주어 사랑은 아픈 거라고

가을밤이라 더 슬픈 거라고

떨어지는 이파리들의 흔들림에

깊어 가는 영혼의 소리

곁에 없는 사랑은 슬픈 거라고

홀로 견뎌냈던 낙엽들이 힘겨워

발자국을 따라 자꾸

멀어져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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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달샘의 아침   [염두성 시인]

잃어버린 시간은 다시 줍지도 못하고

흘러가는 물은 되돌아

올 수도 없는

옹달샘에 번지는 달빛도

옹달샘에 뿌리내린 풀꽃도

번지는 달빛의 숨소리에

솟아오르는 물방울 같은 설렘

그대로 인해

뿌리 깊이 뻗은 꿈들이

작은 샘물속에 넘쳐

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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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 속에는   [염두성 시인]

가을을 주워 하나의 추억을 하나의 애틋함을

책 갈피에 끼워 넣으면서

숨 막히게 좋은 너를 오래도록

기억하고

빚 바랜

세월을 꺼내 볼 수 있어 웃음 짓고

잃지 않는 향기에 감사하고

얼룩덜룩 속속들이 물들어 설렜고

붙잡지 못한 세월 속에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심장 끝에 떨리는 마음을

간직할 수 있어 아름다웠습니다

봄여름 가을 겨울 여백으로

남겨놓으리 향기로운 그날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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