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을 겪은지 3년만에 경기 화성시가 590여억원을 들여 내년부터 잇따라 공공청사 신축·이전을 추진하면서 재정 부담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가 재정을 고려하지 않고 사업을 강행하자 선거를 앞둔 선심성 행정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9일 시에 따르면 청사가 노후 됐다는 이유로 팔탄면사무소(137억원)는 내년 6월, 비봉면(146억원) 내년 11월, 양감면(77억원) 2015년 6월에 각각 신축 이전된다. 동탄4동 주민센터(230억원)는 주민 입주계획에 따라 내년 10월에 신축된다.

이를 위해 시는 전체 예산 590여억원 가운데 올해 232억원, 내년에 177억원을 전액 시비로 집중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팔탄면과 비봉면사무소의 경우 부지 매입을 마친 상태에서 2012년 8월 재정위기를 이유로 신축이전 계획이 일시 중단됐다가 다시 재개 됐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 등은 재정상황을 고려해 우선 사업을 정하고 연차적으로 청사 신축이전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말 기준 부채가 2382억원으로, 시민 1인당 46만1000원의 빚을 지고 있다. 그런데도 100억원대 청사 4곳을 3∼6개월 간격으로 신축·이전을 추진할 예정이다. 재정난을 이유로 신규 사업을 중단한지 3년 만의 일이다.

시 재정자립도(안전행정부 발표)도 매년 세수가 줄어 2010년 67.1％, 2011년 59％, 2012년 58.8％, 올해 58.4％로 낮아져 살림도 어려워지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시에 내려주는 특별재정보전금이 내년부터 20％씩 단계적으로 축소되면, 시는 2014년에만 손실금 197억원이 발생해 재정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이같이 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가 공공청사 건립을 일시에 추진하는 것을 두고 일부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선거용이 아니냐'는 여론도 일고 있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2010년 지방선거 전후로 종합운동장, 유앤아이센터 등을 전액 시비로 지었다가 바로 재정위기를 맞았다"며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이 지역 표만 생각하고 청사건립을 추진해 재정난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반면 시 관계자는 "비봉면과 팔탄면사무소는 당초 2012년 완공예정이었지만 재정위기 때문에 연기된 사업"이라며 "동탄4동 주민센터도 주민 입주 시점을 맞추다 보니 비슷한 시기에 준공하게 됐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시 재정 상황에 따라 준공시기가 조금씩 다를 수 있다"며 "당초 계획보다 규모를 축소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