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부동산시장 활성화 대책의 핵심은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어느 정도로 조정할 것인가다. 시장에서는 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는 DTI 규제 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고, 정치권 일각에서도 이 같은 시장의 요구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주택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DTI를 10%포인트 완화하면 2122가구 주택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DTI가 완화된다면 올해 2월 기준으로 수도권 미분양 물량 4182가구가 2년 후 소진되는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가구당 신규 주택 분양가격을 4억원이라고 가정하면 전체 현금 유입은 1조7000억원에 달해 현금 부족 문제를 부분적으로 해결하고 주택건설업체의 부도 위험도 줄일 수 있다고 주택산업연구원은 진단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당장 DTI 규제 완화는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간접적인 영향이 클 것"이라며 "9월 이사철을 앞두고 DTI가 완화된다면 정부의 시장 안정 의지로 받아들여져 거래 부진 현상이 다소 해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규현 한양사이버대 교수는 "DTI 규제 완화나 다주택자 양도세 감면 등을 내놓는다면 당장 거래가 활성화되는 효과는 아니더라도 주거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사람들에게 거래 숨통을 틔워준다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DTI 규제 완화가 당장 시장 거래를 활성화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올 연말께 부동산 가격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는다는 심리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고, 내년부터 입주물량이 감소하면 규제완화책이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부동산시장은 비수기인 여름 휴가철이 끝나가고 있지만 위축 현상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