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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실(空室)
2017년 07월 07일 (금) 00:06:45 경기중앙신문 webmaster@ggjap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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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실(空室)

[경기중앙신문]집은 공간을 품고 있는 단순한 사물이 아니라 그 속을 살아가는 가족 구성원의 삶과 밀착된 영혼의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인간에게 집은 가족이나 일상, 마을로 이어진 관계의 핵심적 장소인 까닭에, 이것을 기념하는 일은 단순히 한 집의 일대기를 떠올리는 것 이상의 함축적인 의미가 있다.

한뫼골미술인회의 전시 주제는 빈집, 즉 ‘공실(空室)’이다. 이것은 도시 재개발로 인한 빈집과 방치된 공간을 예술인들이 새로운 시각과 상상력으로 재활용함으로써 도시 공간의 잠재적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넓은 의미를 담고 있다.

용도 폐기된 대상에 일체감을 이루듯 예술적으로 파고들어 새롭게 바라보고 생명력을 불어넣음으로써 소외된 마을 공간의 문화적 가치를 탐색해보는 계기로 삼기 위함이다.

한시적으로나마 마을의 활용 가능한 지역자원과 유휴 시설을 확보하여 전시장으로 활용, 예술인들의 문화 활동 영역을 확대하고 주민과 새로운 소통의 계기를 만들어 사적 공간을 지역 커뮤니티 공간으로 확장해가려는 대안적 모색이기도 하다.

이런 공감대 속에서 한뫼골미술인회는 원시가지 금광동 일대의 재개발사업지에 포함된 용이네집<금광동 2331번지>을 주목하게 되었다. 이곳은 모임의 구성원인 이병철, 이현주 부부 작가가 오랜 시간 살아온 집이자 회원 모임의 주된 장소로서 상호간의 추억이 깃든 특별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작가들은 재건축으로 이 집이 사라지기 전에 자신들의 활동 무대이기도 했던 이곳을 기념하고 미술의 형식을 통해 새로운 공간으로 재구성한다는 데 동의함으로써 이번 전시가 만들어졌다. 즉, 재건축이 확정되어 곧 사라질 운명에 처한 <금광동 2331번지>(용이네-이병철, 이현주 작가의 집)를 가까운 미래의 공실로 설정하고 이집의 상징처럼 자리잡은 골든리트리버 '용이'와 집주인인 두 부부 작가를 중심으로 한뫼골미술인회 회원들의 공감과 추억을 담은 작업을 모아 이곳에 펼쳐보이게 된 것이다.

1층 '그림과 나무' 카페와 2층 공실에 빼곡히 설치된 작품들은 각각의 사연을 담아 용이네로부터 파생된 집과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특히 전시가 종료되기까지 이곳을 방문하는 지인과 주민들과의 만남을 기념하기 위하여 현장에서 가벼운 증명사진을 찍고 도록의 지면전시에 활용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도시 재개발로 사라지게 될 작가의 집을 추억하며 미술을 통하여 그간의 기억을 공유하고 의미 있는 기념의 공간을 만들어보려는 동료 예술가들의 오마주라 할 수 있다. 마을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기억, 공간에 남겨진 흔적들로부터 유추된 이미지 조각들은 (빈)집의 의미, 지역의 이야기나 작가적 상상력에 의하여 다채로운 시점을 형성하면서 새로운 인식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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