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일본 여성이 20일 '위안부 할머니 사죄'를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1인시위를 벌여 화제가 되고 있다.

1인시위를 벌인 사람은 일본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에서 온 다카하라 사츠키(高原 さつき·28·여)씨.

다카하라씨는 지난 18일 여행차 한국에 왔다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알리고 싶어 이날 1인시위를 벌였다.

그는 "할머니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를 시작한지 벌써 20년이나 지났는데 일본 정부는 아직도 사죄를 하지 않고 있다"며 "피해 할머니들의 사망 소식을 접할때마다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1965년 한일 기본협정으로 모든 배상과 책임이 끝났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한일 기본협정 내용은 수정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8일 일본 정부에 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한 걸로 알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꿈적도 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는 물론 위안부 피해 할머니 개인에 대해서도 사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어릴 적부터 식민지 문제와 한국에 관심이 많았다는 다카하라씨는 몇년 전 나고야에 있는 시민단체 '구 일본군에 의한 성적피해 여성을 지원하는 모임'을 알게됐다.

이 단체 회원으로 활동을 하면서 그는 일본군 위안부의 존재와 일본군이 할머니들에게 저지른 만행을 알게됐다.

다카하라씨는 지난 14일 일본 도쿄 외무성 앞에서 열린 1000차 수요집회에도 참석했다. 이날 수요집회에는 일본인 등 1300여명이 참석했다.

그는 "할머니들 소식을 듣고 마음 아파하는 사람은 있어도 관심을 갖고 활동하는 사람은 많이 부족하다"며 "20년동안이나 집회를 해 왔지만 아직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마음이 아프다"고 우려했다.

이어 "피해를 입고도 직접 나서서 명예회복을 요구하는 할머니들의 용기가 존경스럽다"며 "일본에 돌아가서도 할머니들을 위한 활동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다카하라씨는 이밖에도 일본 정부의 조선학교 무상화 정책에 대해서도 규탄했다.

그는 "일본 정부는 지난해 4월부터 실시한 고교무상화 정책에서 조선학교에 대한 지원은 배제하고 있다"며 "고등학교 수업료 무상화 대상에 조총련계 조선학교를 포함하고 학생들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