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물량 부족 현상이 더욱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3~5월 본격적인 봄 이사철을 맞아 전세난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전국 전세 물량 공급 부족 비중은 지난 1월 82.9%에서 2월 90.2%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2년 3월(90.2%) 이래 8년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세 물량 공급 부족 비중이란 전세 수요에 비해 전세 공급 물량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부동산 중개업체를 통해 조사해 발표하는 지표다. 공급 부족 비중이 100%라면 모두 공급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것을 의미한다.

전세 물량 공급 부족 비중이 90%를 넘었다는 것은 그만큼 전세 매물을 찾기 매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 같은 전세 물량 부족 현상은 전세난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봄 이사철이라는 계절적인 수요도 한몫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보통 3월부터 5월까지가 본격적인 봄 이사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전세난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수도권 지역에서 1억원 미만 전세 매물은 지난해 말에 비해 4.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ㆍ경기ㆍ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 1억원 미만 전세 매물은 지난해 말 총 97만9619가구에서 올해 들어 3월 8일 기준으로 93만8464가구로 감소했다.

김주철 닥터아파트 팀장은 "이제 막 봄 이사철이 시작됐는데 전세 매물이 부족한 것이 문제"라며 "실수요자들이 전세 매물을 구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세난에 따른 전세금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금 비율은 2004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전국 매매가격 대비 전세금 비율은 1월 57.3%에서 57.8%로 상승했다.

매매가격 대비 전세금 비율은 서울 지역이 44.8%에서 45.6%로, 경기도는 48.3%에서 49.3%로 각각 상승했다. 인천은 47.7%에서 48%로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