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중앙신문]

▲栗田  염필택 [문학,시인]

난향만리(蘭香萬里)   栗田 염필택

누가 볼세라 부끄러워

밤새 볼우물 붉히며

새뜻한 꽃 송아리

수줍게 밀어 올렸구나!

은은한 손짓이

코끝을 유혹하고

지쳐 쓰러질 기다림 후,

폐부 깊숙이 흘러드는

자지러질 환희!

너는 나의 씨밀레

그리움이 더하여

목젖 마르는 간절한 기다림

너는 나의 아람치

은근함이 더하여

느루 익는 오롯한 사랑

곁에 두고

가슴으로 보듬고

눈으로 쓸어도

못내 아쉬운 첫사랑이어라

난향이 만 리이듯

곰살궂은 사랑 향내도

단비처럼 꽃 멀미 나도록 내려다오

<시작 노트>

춘란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그윽한 향내가 애란인을 유혹하는 시기이다.

▶ 씨밀레: 영원한 친구의 순우리말

▶ 아람치: 자신의 차지를 의미하는 순우리말

<프로필>

염필택: 경기 안산 출생. 수원에서 성장. 공주교대를 거쳐 협성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였으며 雅號로는 성장지 栗田(시, 수필)과, 출생지 陽村(시조)을 인용하여 사용하고 있음.

시, 시조, 수필 부문에 등단하였고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한양문인회, 대한시인협회 정회원임.

시집 「살다 보니 사노라니」와 시조집 「바람의 속내」가 있으며, 동인지 <토방구리>, <꽃다리>, <옹이> 등에 참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