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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기이방(可欺以方)'과 인자함
2024년 02월 28일 (수) 10:52:04 강호길 오산대학교 교수 [경영학 박사] webmaster@ggjap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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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중앙신문]

   
▲강호길 오산대학교 교수 [경영학 박사]

‘가기이방’(可欺以方: 옳을 가, 속일 기, 써 이, 본뜰 방)은 “그럴듯한 말로써 남을 속일 수 있다”의 본 뜻이 있지만 훌륭한 리더는 “알고도 속아 준다”는 인자함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또한 “적당한 술수에는 속아 주지만 도리에 어긋나는 술수로는 결코 속일 수 없는 존재가 군자이다” 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성어는 맹자(孟子) 제9편 만장장구(萬章章句) 상(上) 제2장에 나오는 말이다. 맹자(孟子)가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옛날 산 물고기를 정(鄭)나라 자산(子産)이 선물로 받자 자산은 살아 있는 물고기를 차마 잡아먹을 수 없어 정원을 관리하는 교인(校人)에게 연못에 넣어 잘 살게 하라고 보냈다. 교인은 물고기를 다 잡아먹고 태연하게 그렇게 했노라 보고하니 아무것도 모르는 자산은 그 물고기가 제 있을 곳을 얻었다며 기뻐했다. 교인은 밖으로 나와 자못 자랑스러운 듯이 이렇게 말했다. "누가 자산을 보고 지혜 있는 사람이라 하는가. 이미 삶아 먹은 것도 모르고 제 있을 곳을 얻었구나 하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군자는 그럴듯한 방법으로 속일 수는 있어도, 그 도리가 아닌 것으로는 속이기 어려운 것이다."

맹자는 이 예를 순임금을 변명하기 위해 들고 있다. 학식과 덕행이 높은 사람을 가리켜 군자라 말하고 있다. 이 군자라도 남에게 속아 넘어갈 수가 있다는 말이다. 세상 물정 모르는 군자 같은 사람들이 교활한 사람에게 속아 넘어가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뜻 그대로 보면 남을 속인다는 말이지만 원문의 의미는 어른, 군자, 리더는 '알고도 속아준다'는 따뜻한 사람의 인자함이 스며있다. 좋은 리더는 이 정도의 넓은 아량을 가져야 되지 않을까 싶다.

‘소인은 속인 줄로 착각하지만 군자는 알면서도 속아준다는 말’. 즉, 세상 물정에 어둡고 남을 의심할 줄 모르는 군자 같은 사람들이 이기적이고 교활한 주변 사람들에게, 속아 넘어가는 것을 알려 주는 일화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알아야 할 본질은, 역설적으로 "군자는 알고도 속아 넘어가 줄 수도 있다"라는 것에 대한 의미이다. 예를 들어 위의 자산도 하인이 그 물고기를 잡아먹을 것을 알았거나, 또는 배고파서 잡아먹었을 것을 알면서도 모른 체 속아 넘어가 주었을 수도 있다. 어차피 먹으라고 받은 선물인 고기였기에 자신이 먹는 대신 하인에게 은연중에 먹으라고 주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내가 상대보다 우위에 있고 모든 게 넉넉한 상황의 대인이라면, 자기를 속이려는 어리석은 상대방의 속내를 훤히 알면서도, 속아주는 큰 아량이 지도자이고 큰 어른의 처신이 아닐까 싶다. 그것은 가정에서도, 회사에서도, 주변의 모임에서도 또는 국가의 지도자에게서도 어디에서나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다면 통용되어도 좋을 말이며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에서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미덕이 되어도 좋을 고사가 아닌가 싶다.

「테레사 수녀」는 이렇게 말했다. “어떤 사람을 만났을 때, 그 사람이 당신을 만나고 나서 즐거운 마음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신의 은총을 당신의 행동으로 보여주세요.” “친절한 얼굴, 친절한 눈, 그리고 친절한 미소로 사람을 대하세요.”라고 하였다. 너그러움 앞에서는 마음의 평온을 가져오며, 분노의 힘도 스스로 꺾기 마련이다.

인간의 본성은 이기적인 특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타인의 입장을 배려하기보다는 자기중심적인 사고에 기초하여 행동하는 측면이 강하다. 그러나 사람을 이해하는 너그러운 마음은 이타주의적 행동으로 전환시키고 타인을 존중하게 되어 사회를 아름답고 행복하게 하는 폭 넓은 힘을 발산하게 된다. 그러므로 너그러운 사람을 만나면 따뜻한 봄바람에 풍기는 아름다움과 향기같이 느껴질 수 있다.

포용, 배려, 아량, 관용 등의 폭 넓은 너그러움이 스며들면 이는 인생의 참뜻과 지혜로운 삶을 알려 주기에 우리 인간들이 지녀야 할 도량을 넓히는 지침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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