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중앙신문]

▲栗田 염필택 [시인]

팽당한 팽목항      [栗田 염필택]

골 백 년이 지난다 한들

기막힌 사연들을 가슴에 어찌 묻으리

맹골수로 세찬 조류 속

뼛골까지 스미는 한기를 어찌 잊으리

할 수 없음과 안 함은 분명

다른 것이거늘 힘이 빠진 바람만 오가네

겨우 강산이 한번 변했건만

팽시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팽목이련가

너른 꿈을 펼칠 꽃 같은 넋들

노란 나비는커녕 번데기 속에 갇혀

선홍의 노을빛으로 아직도

소리 없는 절규를 계속해 토해내고 있네

아 ~ 눈길에서 팽당한 팽목항이여!

아 ~ 잊힌, 아니

잊혀야 하는 원혼의 나라, 헬 조선이여!

세월 속에 버려져 잊힐 운명이라 세월호런가?

방영 불가 암초에

세월호 참사 10주년 다큐멘터리 방영마저

또 한 번 좌초 위기!

<시작 노트>

▶ 지난 주말 시인은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두고 진도 팽목항을 찾았다.

쓸쓸한 팽목항에는 관광객 몇 사람 서성일 뿐 썰렁함 그 자체였다.

어쩌면 연이어 발생하는 참사는 결코 되뇌고 싶지 않은 잊혀야 할 과거로 치부되는 것은 아닐까?

들려오는 풍문이 세월호 참사 10주년을 맞아 세월호 참사에 대한 다큐멘터리 방영을 KBS가 잠정 중단하기로 방침을 굳혔다는 보도가 그 반증일 것이다.

<프로필>

염필택: 경기 안산 출생. 수원에서 성장. 파장초, 수원중, 수원농생명과학고, 공주교대, 협성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였으며 雅號로는 栗田(시, 수필), 陽村(시조)을 사용함.

「한양 문학」에서 시 부문 등단, 「새한 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됨으로써 수필 부문 등단, 「제17회 대한민국통일예술제」에서 대상 수상으로 시조 부문에 등단하였으며, 시집 “살다 보니 사노라니”와 시조집 “바람의 속내”가 있고, 동인지 <토방구리>, <꽃다리>, <옹이> 등에 참여함.

한양문학상, 남명문학상, 모산문학상, 금암문학상, 세종대왕문학상, 문화관광부장관상 외 다수 수상하였고, 현재 한양문인회, 대한시인협회 정회원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