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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걷기운동, 유네스코 인류문화의 자산'
시민들 자발적으로 참여해 역사의 흔적을 걷는 지속가능한 문화적 가치를 지닌 소중한 ‘자원’
2024년 02월 20일 (화) 09:41:47 이종주 전북대 국문과 명예교수 webmaster@ggjap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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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중앙신문]

   
▲이종주 전북대 국문과 명예교수

수원에서 태어난 인연으로 필자는 4년 전 ‘정조대왕 능행차(화성 문화제)’를 국가무형문화재로 등록하기 위한 연구에 참여한 바 있다. 이 연구는 나아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서의 등재까지 이어지는 과정이었다.

화성시가 의뢰한 이 연구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기존 학계의 불가능 논리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화홍문화제나 능행차 행사를, 유네스코 기준 ‘무형문화’로 규정해 줄 자료와 연구결과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었다. 정조의 사상이나 화성건설에 대한 역사 연구는 많지만, 문화적 관점에서 축적된 자료집 발간과 연구논문은 전무하다시피 했다. 경북 안동에서 지속적 연구 끝에, 세계문화유산(도산서원 등)·기록유산(유교책판)에 이어, 2022년 하회탈놀이를 무형유산으로 등재 성공한 것과 비교되었다.

또 한 가지 유네스코가 중시하는 무형유산의 핵심가치, 즉 “시민들에게 자발적으로 전승된, 지속 가능한 문화적 가치”를 능행 문화와 화성문화제에서 찾기가 힘들었다. 실제 유네스코는 역사성 보다, 공동체의 삶에 미치는 영향과 지속 가능성에 더 관심을 가진다.

이후 2년간 필자는 “‘정조능행 재현행사’는 6~70년대 ‘재현’되어서, 역사성 부족으로 무형문화재가 되기 어렵다”는 학계의 주장에 반박하는 책을 준비하고 있었다. 12편의 논문으로 일제 강점기에는 당연히 ‘왕의 행차’도, ‘공동체 행사’도 할수 없었지만, 다양한 문화형식으로 변형되어 능행정신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현재’ ‘시민공동체’의 삶 속에 전승되고 있고, 미래에도 ‘지속가능’한 자료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우연한 기회에 ‘수원 화성걷기 운동본부’의 화성걷기행사를 접하고, 몇 년 고심하던 문제를 풀었다. 수원화성걷기운동은 시의 재정보조를 받지 않고, 자발적인 시민들의 참여와 회비로 성곽따라 걷기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월 1회 진행하고 있다. 출발점인 연무대에서는 국궁을 쏘고, 중간에는 민속놀이 등 문화행사를 하고, 시내 여러 음식점을 돌며 식사와 오락을 즐긴다. 내가 며칠 전 참석한 행사는 팔달산 중턱 정조대왕 동상 앞에서 전 회원들이 팽이 돌리기 대회를 하고 매향동으로 내려와 갈비탕을 먹으며 오락을 하고 헤어졌다.

회원은 수원사람에 그치지 않고 용인·안양·과천·안산에서도 참여하고 있었다. 본부에서는 1년에 서너 차례 화성과 정조를 주제로, 전국 교장·교감·공무원 연수회도 하고 있다. 교육기능으로 미래적 가치를 만들면서, 전파하는 것이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위원회가 가치를 두고 있는 ‘역사와 현재성’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 아닌가.

필자는 여기에 무형문화 학자들도 참여시켜 연구자 모임도 발전시키면 시민활동과 연구가 조화되는 시민공동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모두 껴안는 큰 그릇이 되는 것이다. 화성과 정조 능행 문화뿐 아니라, 수도권 도시문화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1, 2년 후에는 유네스코가 공식 인증하는 NGO 단체로 등록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5개의 무형문화 분야 유네스코 ‘인증 NGO’가 있다. 그런데 대부분 지자체 산하단체이고, 순수 민간 NG0는 학술단체 한 곳 뿐이다. 만일 화성걷기 운동본부가 유네스코 ‘인증 NGO’가 된다면, 순수 시민단체로서는 최초일 것이다.

몇차례 화성걷기에 참여하면서 생각해 본다. 이 활동의 기록은 모두 훗날 “정조대왕 능행차” 축제를 유네스코 무형문화로 등재하는데 기초가 될 것이다. 몇 십년 후에는 이 단체의 활동 자체가 무형유산으로 기재될 수도 있다. 회원들의 창조적 활동에 박수를 보내며, 더 큰 꿈을 기대한다. 시민 모두가 키워야 할 단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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