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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시파리(眇視跛履)'와 분수
사자성어와 경제.경영
2024년 01월 29일 (월) 09:25:11 강호길 오산대학교 교수 [경영학 박사] webmaster@ggjap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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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중앙신문]

   
▲강호길 오산대학교 교수 [경영학 박사]

‘묘시파리’(眇視跛履: 애꾸눈 묘, 볼 시, 절름발이 파, 신을 리)는 「애꾸가 환히 보려 하고 절름발이가 먼 길을 걸으려 한다」는 뜻으로, “역량이 부족한 사람이 억지로 감당하기 힘든 일을 하다가는 오히려 화를 입게 됨”을 의미 한다.

‘묘시파리’는 역경(易經) 이괘(履卦)에 나오는 문구로 이 의미는 신체 부자유자의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라기보다는 무리하게 자기 분수에 넘치는 일을 하려다가 화를 자초하게 되는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이성을 잃고 스스로 자신을 과대평가하여 사리를 분별하지 못하고 가치 없는 용기를 마구잡이로 만용을 부리는 사람들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은 지나치지 않고 분수에 알맞게 행동하면, 후회하는 일도 없고 삶의 만족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얼마나 부족한지 모르고 많은 지식을 가졌다고 착가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너 자신을 알라”라는 옛 그리스의 ‘소크라테스’ 금언을 가슴에 담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자기 자신에 대해 올바르고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이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모든 환경과 사물에 대해서 참모습과 참가치를 정확히 인지하여 구분하고 판단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나가야 한다.

우리 모두에게는 한쪽 눈이 안 보이는 사람이나 한쪽 다리가 불편한 사람처럼 어느 한 구석이 모자라는 점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대개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거기에 맞게 처신하기보다는 자신의 약점을 보지 않으려 하고 오히려 그것을 거슬러서 무리하게 행동하려는 경향이 있기도 하다. 물론 자신의 약점에 도전해보려는 의지는 좋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다시 일어날 수 없을 만큼 타격을 받는 것으로 무엇보다 먼저 자신의 약점을 알고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전의 의지로 극복할 수 있는 것이면 그렇게 하려고 노력을 하되 이미 어찌할 수 없는 약점이라면 그 한계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방향으로 살아가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길에는 분수란 게 있어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자기 몫의 그릇이 이미 정해져 있다는 말일 것이다. 분수라는 말을 국어사전에는 타고난 운수라고 풀이하며 제 몸에 알 맞는 분한(分限)이라고 덧붙이고 있고 그런가 하면 또 사물을 구별할 줄 아는 지혜라고 까지 설명하기도 한다. 그러니 인생을 살면서 꼭 타고난 운수가 있다는 식의 한계를 그어 두는 것은 크게 잘못된 것이 아닐 수 없으며 분수를 지키라는 말은 스스로 한계점을 설정해 두라는 말이 아니다. 모든 일에 있어 지나치지 않고 알맞게 행동해서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뜻일 뿐이다.

조직에서도 잘못된 부하의 태도를 흔히 볼 수 있다. 조직 분위기를 살펴보자면, 부하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거부하고 능력이 한참 부족한데도 리더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을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들은 리더가 내리는 지시나 의사결정을 감정적으로 반발하거나 비판하는 경우가 있다. 상사가 시키는 것만 성실히 수행하면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일조차 기피하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것은 자칫하면 자기 자신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해서 위축된 삶을 사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삶은 움직임 속에 있다. 이에 어떤 경우에라도 과격(過激)하지 말고, 과로(過勞)하지 말고, 과묵(過默)하지 말고, 과념(過念)하지 말고, 과욕(過慾)하지 말고, 과민(過敏)하지 말고, 과취(過醉)하지 않는 것은 모든 일에 지나치지 않고 알맞게 행동하는 것이 분수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그릇의 크기가 다 다르듯 그릇마다 저마다의 용도가 있는 것으로 간장종지를 밥그릇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아주 단순한 이치를 깨닫고 분수를 지켜 자신의 목적지를 향한 항로의 괘도를 수정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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