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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돌봄의 필요성
김연호의 세상보기
2023년 12월 13일 (수) 14:41:01 김연호 노사민정 사무국장 webmaster@ggjap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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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중앙신문]

   
▲김연호 노사민정 사무국장

누가 우리를 돌볼 것인가? 우리 부모 세대는 ‘부모의 노후’를 직접 책임졌다. 노인에 대한 돌봄 서비스를 국가가 아닌 개인이 온전히 부담한 것이다. 우리 세대는 부모 돌봄을 개인이 부담하는 경우도 있지만, 공공 및 민간 영역에 의존하는 경우도 꽤 있다. 개인 사정에 따라 요양 시설을 이용하거나, 요양보호사와 간병인 같은 분들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아동 돌봄도 가정 내에서 부모가 전적으로 책임지는 구조에서, 맞벌이 가구가 증가하고 여성의 사회 참여가 높아지면서 점차 아동보육 시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중장년층인 우리 세대의 노후는 누가 돌볼 것인가? 우리 자식 세대가 우리의 노년을 책임질 수 없다는 점만은 명확해 보인다. 개인이 각자도생하는 방식으로 스스로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있지만, 돌봄의 공공성 강화와 국가의 책임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어 가고 있다.

한국 사회는 저출생과 고령화라는 사회구조의 변화로 인해 이미 노인과 아동에 대한 돌봄이 위기를 맞이한 상황이다. 돌봄을 가족에 상당 부문 의존하는 현재의 상황이 유지되고, 돌봄에 대한 공공 및 민간 영역에서의 인력 공급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 국가적으로 큰 사회경제적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노인, 아동, 장애인 등과 같은 돌봄 대상자 이외에 그 가족 구성원의 삶은 황폐해지고, 심지어 가족 붕괴까지 초래할 수 있다. 당연히 경제적인 손실도 발생한다. 공공영역에서 제공하는 돌봄의 빈 공간을 채워야만 하는 보호자들의 경제활동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고 생산성도 저하될 것이다. 특히 사적 돌봄을 책임지고 있는 여성은 감당할 수 없는 짐을 떠안게 될 것이다. 국가적으로도 경제적 손실이 크다.

돌봄 문제의 심각성은 누가 우리를 돌볼 것인가에 대한 미래 전망이 더 어둡다는 데 있다. 한국 사회에서 급격히 진행되는 인구 고령화로 인해 노인 돌봄 수요는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2023년 65세 이상 인구는 대략 820만 명에서 2050년에는 약 1900만 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하고, 그중에서 80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23%에서 41%로 거의 두 배 수준으로 높아질 거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35년까지 노인 돌봄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현재의 약 두 배로 증가할 것이며, 현재의 여건이 혁신적으로 개선되지 않으면 노인 돌봄에 대한 공공 수요는 더 가파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현재 인구변화가 가져올 돌봄 문제에 대한 논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명확한 인식도 부족하고 해결방안을 찾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도 잘 보이지 않는 것이 우리가 처한 현실이다. 우리가 곧 맞이할 미래상은 정말 암울하기만 하다.

이제 돌봄 문제는 가족을 넘어 국가, 시장, 시민사회가 모두 나서는 ‘사회적 돌봄’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특히 사회적 돌봄 서비스에 대한 공공성을 확대하기 위해 국가가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먼저 돌봄 서비스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사회적 돌봄 서비스는 지역 주민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중앙정부보다는 지방정부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현재 한국의 사회적 돌봄 서비스는 조세와 사회 보험료에 기반하고 있어 중앙정부의 영향력이 큰 편이다. 따라서 돌봄 서비스 관련해서는 지방정부 중심으로 역할이 재편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복지 예산 이외에 가구 소득과 서비스 수요를 감안하여 이용료를 부과하는 등 재원 확보를 위한 실질적인 방안들을 마련해야 한다. 두 번째 돌봄 서비스 공급 관련해 민간 위주의 돌봄 서비스 공급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 돌봄 서비스 대상자가 쉽게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공공 서비스 제공을 확대하고, 민간 영역에서의 서비스 공급을 조정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사회적 돌봄 서비스 관련 정책 수립 과정은 이해관계가 다양하게 얽혀있어 복잡하고 지루하게 전개될 수 있다. 또한 정치적 결정 과정이 필요한 사안이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사회적 돌봄 서비스 관련해서는 현재의 상황도 암담하지만, 미래 전망이 더 암울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직시하자.

모든 인간은 어머니의 품에서 태어나 생을 시작할 때와 삶을 마무리할 때 예외 없이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하다. 한국 사회는 급격한 인구 구조의 변화로 인해 그 돌봄을 개인이 떠맡기에는 이미 한계를 넘어섰다. 사회적 돌봄 서비스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간곡하게 촉구한다. 우리도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사회보장제도를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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