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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중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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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필택 시인 |
허위허위 산 정상에 오르니
대낮에 난데없는 달 두 개가 둥드렷이 떴다
그것도 푸짐한 보름달 두 개가
바로 볼일 보는 엉덩짝
순간 마주치는 두 눈길
내지르는 비명, 어~어!
이어지는 감탄, 아~~~!
속절없이 멈출 줄 모르는 계곡의 폭포수
애써 못 본 척 고개 돌리고
묘한 기분에 포대 화상 미소를 지으며 내려온다
산행길의 불청객
예고도 없이 찾아오는 배설의 반란
뒤틀리는 아랫배 탈출하려는 똥 덩이
으~으~윽!
진땀 나서 앓는 소리
안돼, 안돼!
다급해서 최면 거는 소리
똥구멍 괄약근을 죽을힘을 다해 조인다
어기적 걸음걸이 다급한 장소 물색
이동식 똥깐 설치 안 해 놓았다고 애먼 사람 잡는다
‘○○시장, 접시물에 코 박고 뒈질 눔!’
‘◇◇구청장, 지미 씨부럴 눔!’
‘담당, 똥물에 튀겨 쥑일 눔!’
있는 대로 육두문자 내뱉으며
일각이 여삼추라고 종종대며 헤맨다
드디어
배설할 곳 겨우 발견하고 달려라 달려!
하지만
선배님들이 두루 거쳐 가신 명당자리
즐비한 똥탑에 해결할 자리를 못 찾아
숨을 몰아쉬며 눈알에 핏발까지 솟아오르고
머릿속은 하얗게 중추신경 마비 상태 진입
콩 튀듯 팥 튀듯 다시 장소 물색
‘아으~ 똥이 나오려고 대가리를 내민다!
클 났다!, 낭패로세!, 사람 살려~엇!
에라 모르겠다!’
대충 자리 잡고 다급해 바지를 내린다
온산을 진동하는 소리, 똥 싸지르는 소리
흐미~ 씨언헌 것!
잦아드는 숨~소리
풀린 눈동자의 편안~함
여유를 찾으니 똥구멍 조이고 풀며 쭈그리고 앉아서
‘내 똥이 야생동물 간식거리로 쓰이려나~?’
‘아니면 잘 지내다가 퇴비로 돌아가려나~?’
똥의 미래까지 염려하며 느긋이 사색의 시간을 마친다
대충 뒤처리 후 완전범죄를 확신하며
두리번두리번
시치미를 떼고
휘파람까지 불며
현장을 유유히 벗어난다.
평상심?
금방 나오 것는디 뭔 평상심?
토끼가 뿔나구, 거북이 수염 나넌 소리만 씨불이고 앉아
있넌
근엄허신 고관대작님!
분별심?
똥 덩이 냄새 앞에서 뭔 분별심?
똥 싸서 뭉개고 퍼질러 앉아 느자구웂넌 짓거리만 허는
고매허신 선량 나으리!
지대루 먹고 지대루 싸는 것이 극락이라고
보살님이 엉덩짝 까고 육보시꺼정 혔자뉴! 관세음쉬~
보살!
똥 덩어리 부처님이 즉석 똥간에 야단법석을 차리고
똥구멍의 오묘한 설법을 지대루 혔자뉴! 나무아미똥
타~불!
벗님네들, 똥덩어리에두 불심이 있는 거 몰렀슈?
지발 똥인지 된장인지두 모르고 주워 잡숫구
잘못 싸대서 패가망신 당허지 맙시다유! 관도라보사~ 알!
그대, 지금이라도 안녕 하시렵니까?
<2020/ 염필택/ ‘지금이라도 안녕하시렵니까?’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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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려서부터 토끼, 거북이, 강아지, 새 등 많은 종류의 동물들과 각종 화초류의 식물들을 돌보고 키우기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어떤 사람은 화분을 자주 사들이기는 하는데 영락없이 죽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이 기르다 거의 죽어가서 포기하게 된 화초도 가져다가 튼실하게 살려내는 사람이 있다.
생명체를 잘 가꾸고 기르는 것은 물론 어느 정도 기술이 있어야 하겠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정성과 사랑일 것이다. 옛날부터 어르신들이 하시던 말씀 중에
“곡식은 농부의 발걸음 소리를 들으며 큰다.”
라고 하시던 말씀의 의미는 그만큼 자주 가서 들여다보고 관리한다. 즉 정성과 사랑을 얼마나 기울이느냐 하는 것이 성패의 관건이라는 말씀일 것이다.
사람도 곁에 있으면 유쾌하고 향기가 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무리 노력해도 악취로 인해 정이 안 가는 사람이 주변에는 꼭 있게 마련이다.
유쾌해지게 만드는 향기로운 사람의 유형을 들어본다면
첫째, 자신의 안위보다는 스스로 솔선하여 일하고 공은 아랫사람에게 돌리며 윗사람에게는 직언을 서슴지 않고 아랫사람을 너그럽게 감싸주려는 자기 희생형의 사람이 으뜸으로 향기로운 사람일 것이다.
둘째, 자신의 임무를 잘 이해하고 맡은 업무를 충실히 이행하며 주변의 동료를 배려하려 애쓰는 배려 형의 사람으로 주변을 늘 편안하게 해주려고 노력함으로써 잔잔한 향기로 다가서는 사람일 것이다.
셋째, 늘 한결같은 자세를 가지고 시종일관하는 사람으로 자신의 본분에 맞는 처신과 자리를 지키는 책임완수형의 사람이 또 다르게 향기로운 사람일 것이다.
그런가 하면 별로 좋지 않은 냄새를 풍겨 노력해도 가까워지기 힘든 유형은
첫째, 자신만의 보신과 안위를 추구하는 이기적인 사람으로 직장 상사에게 잘 보여 승진하려고 윗사람에게는 갖은 아부를 일삼으며 과잉 충성을 위해 아랫사람을 힘들게 하는 유형으로 가장 역겨운 냄새의 소유자다.
둘째, 창의력이라고는 없으면서 일의 흐름을 주변에서 관망만 하다가 유불리를 따져 재빠르게 줄을 서는 기회주의적 유형의 사람도 별로 향기롭지 못한 사람이다.
마지막으로 절대 선도적인 위치에 서지는 않으며 뒤쪽에서 팔짱을 끼고 있다가 남들이 고생해서 이루어 놓은 과실을 함께 나누려는 기생적인 유형의 사람으로 이 또한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유형의 사람이다.
사시사철 많은 꽃이 피어나고 문학을 하는 문학인들뿐만 아니라 일반 관광객들도 꽃들을 보면서 탄성과 함께 찬미하는 데 인색하지 않다.
향기와 악취란 무엇인가?
어쩌면 나의 주관적인 잣대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향기와 악취란 나의 호불호에서 비롯된 분류기준에 따른 분별심일 뿐이다. 즉 내가 좋아하는 냄새는 향기이고, 싫어하는 냄새는 악취일 것이다.
스타펠리스처럼 악취로 악명을 날리는 꽃도, 침엽수의 향기로운 피톤치드의 내음도 인간의 기준에서 비롯된 것이지 자연 전체로 볼 때는 자연스러운 조화로움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사람이나 화초나 나름의 이유가 있어 호불호가 갈리는 것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다양한 유형의 상대를 만나게 되는데 모든 것을 나의 잣대만의 분별심만으로 판단할 일이 아니라 전후 사정을 살피고 충분히 숙고해서 사랑과 정성을 베풀다 보면 저절로 내게 다가오게 할 수 있고 악취를 풍기던 상대도 향기로움으로 다가오도록 먼저 내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즉 상대가 변하길 바라지 말고 내가 먼저 변하여 다가가고 볼 일이다
역사를 통해 보아도 그 당시에는 ‘만고의 역적’이었다가도 후대에는 숭앙받는 충신의 반열에 오른 이도 있듯이 매사를 섣불리 판단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을 해본다.
남들이 무척이나 좋아하고 찬미하는 꽃 중에 내가 아무리 애를 써봐도 별로 정이 가지를 않는 꽃이 있다. 목련과 영산홍이다. 목련이 필 때는 순백의 고귀함으로 인구에 회자하며 찬사를 받는 꽃이나 질 때의 모습은 거무스름하게 짓무른 것처럼 변하는 것이 정이 영 안 간다. 내 관점에서는 처음에는 고귀한 사랑으로 시작하였는데 실체를 알고 보니 추악함이 드러나는 것 같은 느낌이라 배신감마저 느끼게 된다. 또한, 영산홍은 화려하고 다양한 색감으로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으나 왠지 경박하고 노류장화(路柳墻花) 같은 색조라 정이 덜 가고, 질 때의 모습은 매화나 벚꽃처럼 분분히 꽃비를 날리는 정취를 보여 주는 것도 아니고 꽃자리에서 그대로 말라붙어 추한 모습을 보임에 역시 정이 안 가는 꽃 중의 하나이다.
이후로는 목련과 영산홍도 다시 돌아보고 보듬어서 사랑을 듬뿍 줄 일이다.
요즘 무슨 무슨 사건에 연루되어 검찰에 불려 다니는 고관대작님들과 과거가 화려했던 승려의 자화장(自火葬)으로 인한 뒷담화를 듣고 지켜보며
“얼마나 사느냐보다는 어떻게 살아가며 향기를 남길
것인가를 생각해 볼 일이다.”
마지막으로 독자들께 묻고 싶은 말은
“그대, 오늘도 안녕 하시렵니까?” |
최종편집 : 2024.4.27 토
지방선거, 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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