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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념구악(不念舊惡)'의 배려와 관용
사자성어와 경제.경영
2023년 11월 20일 (월) 14:15:54 강호길 오산대학교 교수 ]경영학 박사] webmaster@ggjap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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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중앙신문]

   
▲강호길 오산대학교 교수 [경영학 박사]

‘불념구악’(不念舊惡: 아닐 불, 생각할 념, 예 구, 악할 악) : 과거에 행한 나쁜 잘못이나 원한을 가슴에 새겨두지 않고 잊어버린다는 뜻으로, 지난날의 원한이나 사리사욕에 집착하지 않는 넓은 마음가짐을 이르는 말이다. 《논어(論語)》 〈공야장(公冶長)〉편에 나온다.

공자(孔子)가 말하였다. "백이·숙제는 과거의 나빴던 일을 생각하지 않았으므로, 원망하는 일도 드물었다(伯夷叔齊 不念舊惡 怨是用希)."

백이와 숙제는 형제로서, 중국 역사상 정의와 결백의 상징으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본래 은(殷)나라 고죽국(孤竹國)의 왕자였으나, 아버지가 죽은 뒤 서로 후계자가 되기를 사양하다가 두 사람 모두 나라를 떠났다. 그 무렵 주(周)나라 무왕(武王)이 은나라의 주왕(紂王)을 토멸하여 주왕조를 세우자, 두 사람은 무왕의 행위가 인의(仁義)에 위배되는 일이라 하여 주나라의 곡식을 거부하고, 서우양산[首陽山]에 몸을 숨긴 채 고사리를 뜯어먹고 지내다가 굶어죽었다.

이렇듯 절의와 결백을 중시하는 백이와 숙제이지만, 이미 지나가 버린 옛날의 잘잘못에 연연해 하지 않는 넓은 도량을 지녔기 때문에 공자도 그들을 큰 인물로 생각한 것이다. 비슷한 표현으로 '기왕불구(旣往不咎)'가 있는데, 이미 지나간 일은 허물로 삼지 않는다는 뜻이다. 반대로 과거의 원한을 잊지 못하고 원한을 갚기 위해 아무리 어려운 일도 참고 견딘다는 뜻의 '와신상담(臥薪嘗膽)'도 있다.

“배려”와 “관용”은 나와 특정한 타인의 사이에 어느 정도의 부담스런 이해관계가 놓여 있을 때, 타인의 처지를 이해하거나 참작하여 상대방의 심리적 혹은 물질적 부담을 덜어주려는 마음을 가질 때 사용되는 말이다. 심리적. 물질적 부담은 사적인 관계에서 어느 누가 지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공적인 관계에서 불특정한 대상에 관한 것일 수도 있다.

배려나 관용은 금전의 손해를 보는 것과 같이 직접적 손실을 염려해 주는 경우도 있고, 내게 아무런 손해도 없이 베푸는 것일 수도 있고, 나의 이익이나 기회를 희생하면서 베푸는 것일 수도 있다. 또한 인간의 삶에서 요구되는 도덕적 의무에 속한다거나 반드시 이행하기를 강요하는 행위의 법칙과 같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실천되면 좋은 것, 바람직한 것, 아름다운 것, 즉 “미덕(美德)”에 해당한다. 즉 강제되지 않은 자발적 의지에 의한 실천을 기대하는 덕목이다.

「황희 정승」은 자신이 반대했던 왕 세종의 두터운 신임으로 무려 18년간 영의정을 지냈다. 그의 리더십과 처세학은 ‘관용과 원칙이 완벽히 조율된 인품’의 결과이다. 황희는 사람을 살리는 정치, 남의 말을 듣는 정치, 누군가를 배려하는 정치, 누구의 이야기도 무시하지 않는 정치, 그리고 인간에 대한 가치와 애정이 배어있는 정치를 함으로써 오랜 시간 임금의 신임과 부하들의 존경을 한 몸으로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만델라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위대한 용서”를 통하여 남아공을 평화로운 민주국가로 재탄생시켰다. 첫 흑인 대통령이 된 만델라는 27년동안 정치범으로서 옥고를 치르는 등 백인정권의 철저한 흑백차별 정책에 맞서 집권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를 이끌면서 투쟁하였다.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만델라는 백인사회에 대한 보복을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진실화해위원회”를 출범시켜 피를 흘리지 않고 과거사를 정리했다. 흑인을 탄압하던 백인을 용서와 화합의 정신으로 포용해 무지개처럼 서로 다른 인종이 조화를 이루며 평화롭게 살아가는 나라를 건설하고자 하였으며 대화합의 조치를 취하였다.

배려와 관용은 함께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 사이를 평화롭게 하고, 서로가 보람 있는 것을 성취할 수 있게 하는 터전을 만들어 준다. 그러므로 모든 인간관계에서 보여질 수 있는 온갖 가능한 미덕의 전형적인 것에 속한다. 지도자와 구성원 간 배려와 관용의 덕성을 보이지 못하면, 국가 또는 기업조직에서 민주주의는 결코 성공적으로 정착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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