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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준비
[박윤옥 시인]
2023년 10월 24일 (화) 15:09:27 박윤옥 시인 webmaster@ggjap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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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중앙신문]

   
▲박윤옥 시인

우리에게 언제가 가을인지를 가늠할 진정한 기준은 뭘까? 선인들의 지혜로 정해진 절기를 무턱대고 따라하기는 현재는 뭔가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지금은 농가월력이 많이 쓰이는 시대는 아니니 계절의 의미는 우리 마음에 선으로 그어진 계절을 자신이 주관한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봄을 늦추고, 여름을 당기며, 가을을 더 길게잡고 12월 중순에 가서야 겨울로 진입하는 자신만의 계절을 관리해보면 색다른 기분일 것이다.

오늘아침 일찍부터 비가 많이 내렸다. 찬 기온에 비가 내리니 을씨년스럽고 또, 종일 오는게 아닌가하며 불안감도 가지게 된다. 여름비는 맞으며 걸어도 운치가 있지만, 지금 오는 비는 오싹하는 기분이 든다. 왠지 좀 측은한 생각도 든다. 이렇게 오는 비가 언제올지 모르듯, 계절의 자연적 의미는 영원히 가슴에 있는게 아닐까 한다.

우리나라는 기온이 내려가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으로 이어지면서 묘한 전운이 감돈다. 연말로 갈수록 책임여부를 따지는 순간이 다가옴으로 겪게 되는 스트레스와 우리나라 전통의 모임이 시작되며 스트레스를 풀면서 쌓이길 반복하니,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숫자놀음의 시간엔 자연히 피로를 푸는 방법이 있어야 하겠다.

즉, 신상필벌의 엄중한 시간이 기다리고 있는것이다. 경우에 따라선 먹기싫은 나이를 한살 더 먹는 행사도 기다리고 있다. 뜨면, 반대급부로 지는 입장이 있게 마련. 희노애락이 순간적으로 겹쳐오는 거대한 태풍처럼 겨울을 이뤄간다. 폭풍한설을 얼굴로 맞으며 가슴에 짐까지 안고 간다면 겨울은 참으로 감내하기 어려운 계절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인생이 회전하며 지나는데 중요한 기착점이 연말이요, 정돈하고 새로운 출발이 또 겨울이니 겨울은 (우리나라에선) 뭔가 마무리되고 또 뭔가 새로 시작되는 중요한 계절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봄엔 겨울을 오지 않을듯한 아득하고 먼 세월처럼 느껴진다. 과거 유통본부 사무실 벽에는 1년 52주, 365일의 스케줄이 거미줄처럼 적혀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뭔가 계획하고 이룬다는건 사격장에서 교관이 '준비된 사수로부터 전방에 보이는 표적지에 사격개시'라는 말과 동일하다.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아무일도 할 수 없다. 무슨 일을 해야하는지 우선순위를 잡을 수 없기 때문이리라. 준비된 사수들은 교관의 사격개시의 명령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콩볶듯 쏘아대는 육감의 쾌감을 맛보게 되는 것이다.

지금은 위성의 혜택으로 길 안내서가 아주 좋아졌지만, 예전만해도 이리저리 물어서 가고, 잘못 들어서 시간을 빼앗기기 일쑤였던 때가 엊그제다. 과학문명의 급 발달로 우리가 누리는 혜택은 그야말로 스팸이 따로없는 시대를 누리고있다. 전쟁을 하던 군 부대에서나 쓰던 무전기를 지금은 퍼스날 컴퓨터를 손안으로 들어오게 하여 세계가 손바닥 안에 있는듯 하루종일 적당히 머리숙여 예를 표하며 충성하는 핸드폰이 되었다. 도무지 안되는 일이 없을 정도로 휴대전화의 기능이 다양하다. 우리가 모르는 기능도 많다. 종합업무처리기& 라이프스타일 해결기 라고나 해야할까..

그로인한 폐혜도 참으로 많다. 앞으로만 가니까 경우의 수를 생각치않고 민주주의의 장점만을 생각한 결과이지 싶다. 생활비용이 자꾸 상승되니 빈익빈 부익부의 폐단이 커지는건 당연지사. 분별의 힘을 기르는게 관건이 되었다. 무었보다도 집착하는 생활습관을 주의해야 하겠다. 좋은 약도 과하면 안하니만 못하니까. 과유불급.

모든일에 필요한 재료를 적재적소에 사용하면 지혜로운 효율로 이어질 수 있다. 한계단 한계단 착실하게 쌓으면 무너질 리도 없다. 재앙은 과욕에서 일어나니 삼가 주변을 살피고, 자금, 문앞에 서 있는 겨울과 친해지려면 지금이라도 월동준비를 잘해야 하는게 지금의 일이다.

건강하려면 준비를 잘 해야한다. 정신건강도 마찬가지이다. 독서는 그중에 특효약이다. 눈 건강도 생각하여 먼 하늘도 자주 응시하자. 많이 읽으면 쓰기가 쉬워진다. 반복동작은 모방을 능가할 제일의 트레이닝 이기에 그렇다.

상강이 지나면 필시 영하로 떨어지고 눈보라도 치리라. 따스한 목도리와 적당한 장갑, 발목을 감싸는 구두도 정위치에 있는지 한번 살피는게 오늘 할 일이 아닌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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