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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효하라 청년 정치인이여!”
김연호의 세상보기
2023년 08월 18일 (금) 00:22:34 김연호 수원시노사민정 사무국장 webmaster@ggjap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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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중앙신문]

   
▲김연호 수원시노사민정 사무국장

‘젊은 피를 수혈하라’ 선거때마다 주요 정당에서 선거에서의 승리를 위해 내걸고 있는 단골 메뉴다. 2000년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였던 김대중 대통령이 16대 총선을 앞두고 정계 개편과 세대교체를 염두에 두고 개혁세력의 제도권 정치 진입을 위해‘젊은 피 수혈론’을 들고나왔고, 1980년대 학생운동을 이끌었던 ‘86세대’그룹이 대거 당에 영입되었다. 당시 한나라당의 이회창 총재도 새로운 엘리트 영입을 내세워 지금은 유력 정치인으로 성장한 원희룡, 오세훈 등을 정치권으로 끌어들였다. 양당 모두 총선에서의 승리를 위해 공천 물갈이가 필요한 상황이었고, 청년 정치인이 충분한 준비 기간을 거쳐 자발적으로 정치에 뛰어든 게 아니라 기성 정치인의 필요에 의해 징발당하는 방식으로 청년 정치인이 정치권으로 유입된 것이다. 그 이후 총선 등 주요 선거때마다 청년 정치인은 정치권에 지속적으로 ‘수혈’되어왔고, 내년 22대 총선에서도 활용도가 높은 청년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영입 경쟁은 다시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기성 정치권에서 선거철만 되면 청년 정치인 영입에 매달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선거에서의 승리를 위해 청년 표심을 잡기 위해서다. 우리 모두는 반복되는 선거 역사를 통해 잘 알고 있지만 선거가 끝나면 청년 표심을 잡기 위한 정치권의 간절한 목소리는 금세 잦아들기 마련이고, 일부 청년 정치인에게 쏟아졌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도 그 흔적을 찾기 어렵다. 청년 정치인은 선거철에만 철저하게 동원되고 선거 과정에서의 들러리 역할이 끝나면 청년들의 목소리는 사라지고 만다.

주요 정당이 선거철에만 표를 끌어모으기 위해 청년 정치를 소환했다가, 선거가 끝나면 금세 관심을 지우는 들러리 역할론은 다시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런 청년 정치인의 들러리 역할 현상을 타파할 수 있는 방안을 기성 정치인에게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 메시아 수준의 청년 정치인이 하늘에서 떨어지기만을 기다려야만 하는가? 대중적 지지 기반이나 조직 없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일부 발탁된 청년 정치인이 잘 성장하기만을 기다려야 할까?

선거철만 되면 반복되는 청년 정치인 들러리 역할 현상은 바로 청년 정치의 주체인 청년 세대가 그 사슬을 직접 깨뜨려야 한다. 다행스러운 점은 최근 일부 청년 정치인들이 기존 거대 정당의 청년 발탁 정치를 비판하며, 기성 정치와의 결별을 선언하고 그들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청년들이 함께 실력을 키우고 사회적 의제를 만들어나갈 기반이 부족하다 보니, 기성 정치의 줄 세우기 문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로 선거철에 일회성으로 소모될 수밖에 없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청년 정치인 내부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선거 공천을 위해 라인을 타지 않고 본인만의 정치 소신을 갖고 자기 정치를 하겠다고 나섰다.

“누가 키워줘서 크는 건 언제든지 버려질 위험이 있다는 거죠. 그래서 자생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인 청년 정치인으로 국민의힘의 불모지인 전남 순천에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천하람 당협위원장의 인터뷰 내용이다. 천 위원장은 스스로의 정치적 자산을 쌓기 위해 당내 주류세력과 거리를 두면서 험난하지만 자생력을 갖춘 정치인이 되기 위해 그만의 길을 가고 있다. 민주당에서도 당 지도부와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소신 있는 정치 행보를 내딛는 청년 정치인들이 눈에 띄고 있다. 박성민 전 청와대 청년비서관, 권지웅 전세 사기 고충 접수 센터장, 여선웅 전 청와대 청년소통정책관, 이동학 전 최고위원, 정은혜 전 의원 등이 대표적인 민주당 청년 정치인들로 당의 혁신을 촉구하며 그들만의 길을 가고 있다.

용혜인 의원 등 소수 정당에서도 청년 정치인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은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이들 중 일부는 기성 정치권에 의한 발탁 정치인의 범주에 들어가지만, 기존 라인에 의존하지 않고 소신 정치를 내세우며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청년 정치인들이다. 이들의 도전과 실패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모르지만 발탁 정치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청년 정치의 길을 굳건히 가기를 기대해 본다.

청년 정치인이 우리나라 정치 풍토에서 오롯이 성장하기는 쉽지 않다. 아직도 유교 문화가 남아있는 한국 사회에서 젊은이의 한때 혈기로 치부될 수도 있다. 그 난관과 한계를 극복하고 우리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 정치인이 충분한 숙성 시간을 거쳐 기성 정치에 새 바람을 불어넣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청년 정치인 스스로 학습하고 성장해 남이 물려준 것이 아닌 그들이 직접 만든 굳건한 지지 기반과 조직을 갖추기를 바란다. 이제 미래는 그대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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