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진동)는 보험회사를 모욕한 혐의(모욕 등)로 기소된 자동차 정비업체 대표 서모(49)씨 등 2명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27일 밝혔다.

경기 수원에서 자동차 정비업체를 운영하는 서씨 등은 2011년 1월 A보험회사에 가입된 자동차 2대를 수리한 뒤 A사에 차량 수리대금으로 모두 2500여만원의 보험금을 청구했다.

서씨 등은 그러나 A사가 부품값이 과다책정됐다며 손해사정을 거쳐 2100여만원만 지급하자 같은 해 2~3월 수원과 A사가 위치한 서울 서초구 일대에서 13차례에 걸쳐 차량 수십대를 동원해 A사를 규탄하는 가두시위를 벌였다.

서씨 등은 이 과정에서 "A사는 보험금 일방적 삭감을 중단하라", "오만한 A사를 규탄한다", "영세업체 목 조이는 A사는 각성하라", "재벌기업 A사 혼자 살아라", "현대판 노예제도를 폐지하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내걸었고, 검찰은 서씨 등이 구체적 근거도 없이 A사를 공공연히 모욕했다며 기소했다.

이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들이 다소 거친 언사를 사용했지만 피고인들에 비해 우월적 지위에 있는 피해자의 업무처리형태에 대한 개선과 정비업체 보호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속된 표현을 사용한 것에 불과하다"며 "이는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있는 비판"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들이 사용한 '비도덕적', '일방적 삭감', '오만한', '재벌기업'이라는 표현은 사회통념상 모욕감을 느낄 정도의 표현이 아니다"며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모욕적 언사라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