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가 '댐 용수료(물값)를 내지 않았다'며 경기도내 팔당수계 시·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강력 대응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비수도권 지자체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도는 '정책의 일관성이 없는 이중적 행보'라고 비판하고 있다.

25일 도에 따르면 수공은 남양주·용인·양평·여주·이천·광주·가평 등 팔당 수계 7개 시·군이 2008년3월부터 "수공이 물값만 받고 팔당호 수질개선에는 무관심하다"며 댐 용수료 내지 않자 지난해 8월16일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40억원에 이르는 미납 물값을 떼일 처지에 놓이자 지자체를 상대로 칼을 빼 든 것이다. 수공은 공공요금인 댐 용수료의 청구권이 3년이 지나면 소멸한다는 사실을 알고 같은해 2월 최고장을 보낸 뒤 소송을 냈다.

그동안 진행된 1심에서는 수공이 승소한 상태며, 도와 시·군은 지난달 소송대리인을 바꿔 항소했다.

이처럼 불과 4년여 물값을 내지 않은 도내 시·군과는 법정 싸움을 벌이고 있는 수공이지만 정작 17년째 물값을 내지 않고 있는 강원도 춘천시를 상대로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고 있다.

수공이 1997년부터 춘천시에서 받지 못한 물값도 도내 사정과 비슷한 137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수공은 시민단체와 시의회 등의 반발이 거센 춘천시에 대해서는 소송 유불리를 따지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 관계자는 "도내 시·군과 달리 춘천시와는 댐 용수사용계약이 만료된 상황인데다 시는 물값을 예산에 반영하고 있으나 시의회가 이를 삭감하고 있는 사정 등 소송 여건을 살펴 수공이 강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정부 산하기관으로 정책의 일관성과 타 지자체와 형평성을 위해서는 춘천시에 대해서도 댐 용수료를 징수하고, 내지 않으면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꼬집었다.

도는 앞으로 진행될 2심에서는 수공의 이런 이중적 행보를 집중 부각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