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산시가 수원시에 이어 업무 부적응자를 골라 재교육을 하는 이른바 '공직 쇄신 프로그램'을 추진하자 공무원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시 공무원노조는 시가 시행하는 이 프로그램이 지난 15일 한 공무원이 자살하게 된 수원시의 소통교육제도와 같은 맥락이라며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20일 시와 시 공무원노조에 따르면 시는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불성실·무능·저(低)성과 공무원을 각 부서별로 가려내 이들을 대상으로 3개월 정도 재교육 하거나 민원 폭주 부서로 무보직 발령하는 내용의 가칭 '공직쇄신 프로그램'을 이달 말부터 시행한다.

시는 이를 위해 각 부서별로 대상자를 추려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시 공무원노조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시 공무원노조는 시 내부 게시판 성명을 통해 "시는 시장 지시로 이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각 국장들에게 국별로 1명씩 선정하라고 지시 했다"면서 "일하지 않는 직원은 시장 고유의 감사권한을 활용해 해결하면되는데 굳이 이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것은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항의했다.

또 "4년에 한 번씩 시장, 군수가 바뀔 때마다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치부를 감추기 위해 공무원의 무사안일만을 부각시키는데 이는 패악적 조직운영의 답습"이라며 "사업 추진을 전면 백지화 하고 이 계획을 제안하고 제출한 관련자들을 모두 인사조치 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수원시는 이와 비슷한 '소통교육' 제도를 5월부터 시행해 시 전체 공무원 2584명 가운데 35명을 소통교육 대상자로 추려 6주 동안 재교육 했다.

이중 소통교육 대상자 2명은 재교육을 거부해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며, 교육 뒤에도 여전히 직무수행 능력이 개선되지 않은 10명에 대해서는 대기발령과 함께 3개월동안 과제물 수행 처분 했다.

이런 가운데 대기발령을 받은 한 구청 직원 박모(46·7급)씨는 15일 수원 모 건물 11층 옥상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은 바 있다.

안산시 관계자는 "각 부서별로 의무적으로 대상자를 선정하라는게 아니다. 대상자가 없으면 시행하지 않는다"며 "법률적 한계 때문에 감사 대상자로 삼기에는 수위가 한 차원 낮은 직원을 대상으로만 시행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