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9.10.17 목
지방선거, 교육감
> 뉴스 > 문화 | 오피니언
     
‘아동인권’이 ‘평화’와 ‘미래’를 약속합니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인사말]
2012년 08월 15일 (수) 16:17:34 김승원 기자 kimsonet@korea.com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아동인권’이 ‘평화’와 ‘미래’를 약속합니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경기도교육감 김상곤입니다.

 7월 16일, 10살의 ‘어린 소녀’는 학교에 다녀오겠다는 말을 남긴 후 다시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누구로부터도 도움을 받지 못한 채 강제로 생을 마감당한 ‘어린 소녀’의 사건은 우리 모두의 가슴을 짓눌렀습니다.

은밀한 곳에서 교묘하고 잔혹한 방식으로 횡행되는 폭력과 인권유린이 아이들을 병들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내일을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삶은 우리 사회의 가장 정확한 잣대입니다. 청소년 사망원인 1위는 자살입니다. 청소년 10명 중 7명이 학업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10명 중 9명은 마음껏 잠을 자보는 것이 소원인 세상입니다. 오직 ‘공부만 잘해’ 하며 학생들을 옥죄는 현실, 인권존중 때문에 공교육이 어려워진다는 말도 안 되는 논리에 아이들이 질식당하고 있습니다.

 따돌림으로, 성적문제로, 가정폭력으로, 사회폭력으로 꽃다운 아이들이 자기 생명을 던지는 참혹한 현실을 어른들은 뼈아프게 읽어야 합니다. 제발 ‘우리를 살려달라’는 아이들의 명령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그리고 답을 주어야 합니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가진다’, 국가는 모든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보장할 의무를 진다’는 헌법 10조는 박제(剝製)가 돼 버린 것인지, ‘모든 국민’에 아동과 청소년의 자리는 어디에 있는지? 이제 생존의 권리․발달의 권리․보호받을 권리․참여할 권리는 공허한 선언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한 실천으로 보여주어야 합니다. 아동청소년을 인격의 주체로 세울 수 있는 사회적 안전장치가 완비되지 않고는 학교폭력 해결도, 평화사회 구축도, 아동청소년의 올바른 성장도 보장할 수 없습니다.

 경기도 200만 학생들의 교육을 책임진 교육감으로서 학교폭력 문제는 아동청소년의 인권 문제와 평화교육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생각을 줄곧 해왔습니다. 학교는 사회화의 일차 공간이며, 사회는 가장 직접적인 배움터입니다. 건강한 아동이 건강한 성인이 된다는 상식에 기초한다면, 우리 사회 전반에 인권과 평화의 토양을 다지는 것이 선결적 과제입니다.

 2010년 10월 경기도에서 시작한 ‘학생인권조례’는 그 노력의 첫 시도였습니다. 그러나 조례인 탓에 ‘학생에 한정되고, 학교에 한정되고, 지방자치단체에 한정되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가정과 지역사회, 각종 시설 등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아동 청소년의 인권 침해를 돌볼 힘을 발휘하기가 어려웠던 면도 있었습니다. 전국적 차원에서 아동청소년의 인권을 보장할 수 있는 법률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온 것은 잘 아실 것입니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입니다. 교과부는 선진적인 학교문화 조성 노력에 함께 동참하고 힘을 주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초중등교육법시행령을 개정해 ‘인권조례 무효’를 주장하는 등 퇴행적인 인권 불감증을 드러냈습니다. 국가인권위의 학생인권 보장에 대한 권고도 무시한 채 전근대적인 지도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동과 청소년의 문제는 교육과 학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범국가적인 문제입니다. 교육, 복지, 문화예술, 민주주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들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기반과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다각적인 고민을 담은 ‘아동청소년인권법’은 이들이 ‘좋은 시민’으로 자랄 수 있는 사회적 능력을 키워줄 수 있습니다. 인권의 존엄함을, 타인에 대한 배려를, 토론과 대화의 힘을 경험한 아이들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평화와 미래를 약속할 수 가장 근본적인 준비입니다.

 ‘아이들은 미숙해 판단력이 없다’는 고집이나 ‘아이들에게 자치와 자율을 허락하는 것은 교육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과장하는 것은 우리의 미래를 발목 잡는 것입니다.

 경기도교육청은 작년 10월부터 ‘아동청소년인권법’ 연구에 착수하여 그동안 수차례의 연구진, 전문가 협의를 거쳐 오늘 토론회를 마련하였습니다.

이미 경기도학생인권조례 제정 당시부터 큰 역할을 담당하였으며, 이번 연구책임자로 발제를 맡아주신 오동석 교수님, 지정토론에 나서 주신 인권정책연구소 김형완 소장님, 건국대 한상희 교수님,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김영지 위원님, 산본고 김원태 선생님, 경희대 박숙경 교수님께 진심 어린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전문가 분들과 참석자 분들의 의견이 모아져 연구의 완성도를 높였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

 경기도교육청은 오늘 토론회 결과와 각계각층의 의견을 더 엮어 8월 안으로 최종보고서를 낼 예정입니다.

 평범한 것이 참 큰 욕심같이 비쳐지는 현실이 아이러니합니다. 무엇보다 간절한 바람은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공부하면서 올바르게 성장하는 것입니다. 학부모들이 아무 걱정 없이 자식 키우는 기쁨을 충분히 누리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협력과 나눔과 평화와 배려가 넘치는 진정한 배움터로 거듭나길 간절하게 바랍니다.

 학교와 우리 사회는 배우고 성장하는 곳, 살만한 곳이라는 믿음과 희망이 ‘아동청소년인권법’ 제정으로 피어나길 기대합니다.

 바쁜 일정, 고르지 않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공청회에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께 거듭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012. 8. 13.

                                                                    경기도교육감 김상곤

 

김승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경기중앙신문(http://www.ggjapp.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겨울 설경 아름다운 등산로,선자령
취임 4주년 김상곤교육감, 파장유치원
경기도교육청 29일 퇴직교원 550명
실내에서도 쓸 수 있는 그물침대 ‘라
요즘 대한민국은 ‘커피공화국’… 각양
공무원·군인 봉급 평균 3.5% 인상
통일나눔,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
화성시, 건축법령 개정 공장증설 규제
KCC, 그린 리모델링사업 본격화
수원역 23평형 파크빌이 1억3천5백
신문사소개 | 기사제보 | 광고문의 | 불편신고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경기도 수원시 권광로 55, 109-802호 (권선동 권선자이) | Tel (031)8002-6117 | Fax (031)225-6807
등록번호 : 경기도 아00301 | 등록년월일 : 2010년 5월 4일 | 발행인, 편집인 : 김승원 | 부사장 : 심규영
문화예술사업부 : 대표 이승우 | 청소년보호 책임자 : 김승원
Copyright 2009 경기중앙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ggjap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