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자녀가 멀리 보고, 함께 가고, 꿈을 꾸게 해 주십시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제89회 어린이날을 앞둔 3일 학부모들에게 "아이들이 폭력과 두려움 없이 성장하도록 진정한 존중과 사랑을 보내자"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김상곤 교육감은 '부모는 멀리 보라하고 학부모는 앞만 보라합니다. 당신은 부모입니까. 학부모입니까.'라는 내용의 공익광고 문구를 인용하며 "우리 교육현실의 아픈 그림자와 학부모로 사는 일의 어려움을 잘 드러낸 공익광고문구"라며 편지를 시작했다.

김 교육감은 "'어린이'라는 말의 어원을 영혼을 뜻하는 우리말인 '얼' 그 자체인 사람으로 풀이하기도 하는데 이는 '때로 어린이의 모습에서 어른들이 진실을 배워야한다'는 의미"라며 "어린이가 지닌 '아름다운 내면'을 보는 힘이 모든 어른들과 사회에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어른들이 우리 어린이들의 배움에 대한 즐거운 본능을 빼앗는 것은 아닌지, 눈앞의 '순위'만을 보고 어린이가 지닌 잠재력을 무시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만약 아이들이 병들었다면, 그것은 마음껏 놀 수 없는 것에 대한 아이들의 복수다'라는 철학자 에리히 프롬의 말을 인용한 김 교육감은 "자녀가 멀리 보고, 함께 가고, 꿈을 꾸게 해 달라"며 "어린이의 문제는 언제나 '어린이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어른들의 문제임을 함께 인식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김 교육감은 "성장의 과정은 실수와 과오가 반복되는 시행 착오를 지혜롭게 헤쳐 나가는 과정"이라며 가난과 바쁜 일상, 과중한 학습 부담, 부모·학교·사회의 폭력 등 어린이를 병들게 하는 잘못된 문화와 제도를 새롭게 하는 일은 모든 부모와 어른들의 책무임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육감은 "올해 어린이날에는 학부모와 모든 어른들이 어린이들의 '아름다운 내면'을 찬찬히 보아주고 그 동안 잊고 살았던 창조성, 놀이, 단순함, 솔직함, 순수함, 유연함, 친근함 등 어린이가 지닌 미덕을 다시 생각하는 기회를 가져보자"고 제안했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김상곤 교육감의 '어린이날 편지'를 일선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