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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모듈원자로(SMR)는 게임체인저로서의 연착륙이 가능할까
2024년 06월 20일 (목) 14:17:25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김윤석 webmaster@ggjap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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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중앙신문]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김윤석 교수

소형모듈원자로(SMR)는 게임체인저로서의 연착륙이 가능할까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김윤석 교수]

요즘은 자고 일어나면 전력 타령이 뉴스의 전면을 도배한다. 그것도 우리나라를 비롯해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을 가리지 않고 전 지구를 통틀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이 현상은 거의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이다.

원자력, 화력, 가스, 수력, 조력, 태양광, 풍력 등 갖가지 종류의 에너지원들로부터 만들어지는 전력이 넘쳐나는 시대인데도 불구하고 눈만 뜨면 계속되는 이 전력 타령의 근원지는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일까. 모든 에너지의 근원은 사실 원자력 에너지라고 보는 게 일반적으로 타당하다.태양광이나 풍력같은 친환경 재생에너지도 외견상 원자력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태양광과 풍력의 근원은 결국 태양이고, 태양은 우주의 거대한 원자로이기 때문이다.

현재 상용화되어 운전중인 원자력 발전은 기존의 화력 발전을 압도하는 수준의 대출력을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발전과정에서 신재생 에너지보다 적은 수준의 탄소 발생이라는 친환경성 때문에 많은 선진국들에서 주요 에너지원이 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주지하다시피 원자력 발전은 방사선을 내뿜는 사용 후 핵연료를 대규모로 남길 뿐만 아니라, 이를 방치하여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수습하기도 어렵고, 또한 조기에 수습이 되지 않으면 지구환경에 반영구적인 수준의 악영향을 끼치는 초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내재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4차 산업혁명시대는 활짝 개화되기에 이르렀고,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인공지능이 전 세계 산업의 주요 핵심 키워드가 되었다. 인공지능은 기본적으로 데이터의 처리량은 물론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속도를 자랑한다.

이와 같은 데이터를 처리할 데이터센터는 선후진국을 구별하지 않고 전 지구적으로 속속 들어서고 있고, 이를 가동시킬 더 많은 양의 전력은 그 중요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전기먹는 하마라는 사실을 오롯이 직시하면서, 사용후 핵연료 같은 원자력 발전의 치명적인 단점을 보완하고, 데이터센터 증설에 따른 추가적인 필요 전력량 확보를 위하여 전 세계는 새로운 에너지원 찾기에 혈안이 되고 있다. 이에 학계와 산업계를 중심으로 주목을 끌고 있는 에너지원이 바로 소형모듈원자로(SMR : Small Modular Reactor)이다. 우리나라도 이에 동참하여 한국형 소형모듈원자로 개발을 서두르면서 2030년대 상용화를 기대하고 있다.

기존의 대형 원자로는 열교환기와 냉각기, 증기발생기, 가압기 등을 각각 분리하여 배관으로 서로 연결함으로써 이 부분에서 문제가 주로 발생했다. 그에 반해 소형모듈원자로는 기존 대형 원자로의 주요 계통을 단일 원자로 용기에 넣어 각 계통의 연결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취약점을 제거한, 300MW 이하의 전력 생산이 가능한 원자로이다.

이와 같이 소형모듈원자로는 대형 원전 대비 발전 용량과 크기를 줄이고, 복잡한 구동장치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함으로써 공간 효율성은 물론 경제성 이 높다는 평가와 함께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도시 인근에 건설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소형등 차세대 원전은 대형 원전에 비해 투자 비용이 적고, 유연성과 안전성이 높다는 인식아래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일본 등 전 세계에서 약 80여종의 소형모듈원자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의 바이든 정부는 물론, 빌 게이츠, 워렌 버핏, 제프 베이조스 등 미국의 IT 및 금융 거물들까지 소형모듈원자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지난 6월초에는 빌 게이츠가 설립한 소형모듈원자로 기업 테라파워가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미국내 처음으로 소형모듈원자로 착공식을 갖고, 2030년 완공 및 가동을 목표로, 기존 화력발전소를 대체해 지역 주민들에게 전력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같이 미국은 이미 소형모듈원자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미국 정부 또한 뉴스케일파워와 엑스에너지, 테라파워 등 민간 기업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소형모듈원자로 건설은 미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앞다투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현추세이며, 이는 반도체, 전기자동차, 인공지능과 관련된 데이터센터 등으로 인해 전력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현실 타개와 석탄 등 화력발전소의 퇴출을 앞둔 이 시점에서 이를 대체할 수단으로서 현재 소형모듈원자로가 유일하다는 결론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이와 같은 소형모듈원자로가 가지는 장점은 대단히 많다고 알려져 있다. 우선적으로 원자로를 비롯한 기자재의 부피가 작아 차량 이동 및 조립이 용이하다. 건설기간도 대형 원전에 비해 절반 수준 정도이며, 건설비용도 대형원전에 비해 10 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그런가하면 입지 선정도 대체로 자유롭고, 대형 원전은 가열된 원자로를 식히는 수단이 냉각수여서 해안이나 강가등 물이 대량으로 사용될 수 있는 곳에 설치된 반면, 소형모듈원자로는 자연 대류현상을 이용한 자연순환 방식이나 공기를 이용한 수동 냉각이 가능해 전력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설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방사성 물질 누출 위험도 거의 없어 꿈의 에너지로 불린다는 사실은 에너지 시장의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폭발적인 전력 수요를 감당해야 하는 인공지능 시대에 소형모듈원자로가 핑크빛 미래만을 보장해 줄 수는 없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고 보면 향후의 추가적인 보완이 시급하다.

소형모듈원자로가 비록 소형이라지만 원자력 발전소인데, 전력이 많이 필요한 도시 주변에 건설이 가능할지의 주민 수용성 문제가 크다. 또한 기존 원전에 비해 안전하다고는 하지만, 개발이 한창인 신기술이어서 전례가 없고 추후에 실증부지를 정함에 있어 불가피하게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그리고 일부 노형은 사용후 핵연료 문제나 사고 우려에서도 자유롭지 못하고, 기존의 대형원전과는 다른 설계가 적용된 만큼 소형모듈원자로에 적합한 안전규제 기준도 새롭게 제정되어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소형모듈원자로의 시대는 이미 전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 잡았다. 우리 정부도 2030년대 초 본격적으로 열릴 차세대 원자로 시장의 대응을 위해 기술 및 정책 그리고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체계적 지원책을 마련함으로써 소형모듈원자로가 차세대 전력의 최첨단 게임체인저로서 연착륙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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