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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플레이션(Climateflation)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김윤석
2024년 05월 30일 (목) 18:30:37 경기중앙신문 webmaster@ggjap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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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중앙신문]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김윤석

기후플레이션(Climateflation)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김윤석]

지구온난화를 넘어 지구열대화 시대로 접어든 지금, 기후위기나 탄소중립 같은 말들은 이제 더 이상 생소하지도 않거니와, 우리들이 살아가고 있는 세상에서 자연스럽게 통용되는 생활 언어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일컬어지는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온실가스는 우리 인간들의 삶의 질 저하와 함께 지구의 생명을 갉아먹는 공공의 적이 되었다.

이미 선진국들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전 지구적으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한 교토의정서(1977년) 및 파리협정(2015 년)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과 산업화 이후 현재까지 지구온도 섭씨 1.5도 이하로 낮추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 또한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 와중에도 지구는 열대화를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가고 있고, 지구 곳곳에는 가뭄, 홍수, 폭설, 폭염, 지진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형태의 재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2022년에 발표한 IPCC(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의 평균기온이 1℃ 상승하면 그때마다 산업화 시기(1850~1900년)보다 기상 이변이 4.8배 이상 발생하며, 이러한 빈도는 1.5℃ 상승할 때 8.6배, 2℃ 상승할 때 13.9배, 4℃ 상승할 때 39.2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기후변화는 단순히 기후 위기에만 머무르지 않고, 이상 기후에 따른 인류의 삶의 질을 다양한 형태로 위축시킬 뿐 만 아니라, 생활 물가의 인상과 더불어 세계 경제에 대한 인플레이션을 촉발하기에 이르렀다. 기후로 인한 인플레이션이라는 뜻으로, 기후(Climate)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성하여 만들어진 기후플레이션(Climateflation)이라는 신조어를 등장시키기에 이르렀다.

이는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는 물론 극한의 날씨 탓에 농작물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생활 물가가 치솟는 현상을 뜻하는 것으로서, 지난해 영국 BBC방송의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이 용어가 전 세계적으로 쓰이게 된 것이다.

마치 설탕값이 오름으로써 다른 식품 가격이 오른다는 슈가플레이션이나 우윳값 때문에 다른 식품의 물가가 상승한다는 밀크플레이션과 비슷한 개념의 신조어다. 브라질의 가뭄 탓에 아라비카 커피의 가격이 폭등한 것을 두고 ‘브라질에 비가 내리면 스타벅스의 주식을 사라’는 주식시장의 격언이 괜한 허언은 아닌듯하다.

기후플레이션의 몇몇 사례들이 이를 잘 뒷받침하고 있다.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 소는 2022년 여름의 폭염으로 인해 유럽의 식품 물가가 0.43~0.93%포인트 상승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향후 2035년이 되면 기온 상승에 따른 기후플레이션으로 식품 물가가 최대 3.2%포인트 오를 것이며, 전체 물가는 최대 1.2%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표적인 사례로서, 코코아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서아프리카 지역의 엘니뇨 등의 기상이변으로 생산량이 급감하여 코코아 가격의 급등으로 초콜릿 가격 상승을 부추겼고, 기후변화로 인한 커피 재배 또한 위협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어서 갑자기 김 생산량이 줄어든 것도 기후변화의 탓이고, 소위 ‘금 사과’ 논란을 빚었던 사과 작황에 영향을 준 것도 봄철 개화 시기의 이상저온과 여름철 집중호우와 병충해 등 기후변화로 인해 지난해 사과 생산량이 30%나 줄어들면서 값이 폭등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기후변화는 단순히 날씨가 좀 더워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는 벌써 우리의 밥상 물가를 위협하기에 이르렀고, 머지않아 식량 위기까지 불러올 수 있는 심각한 현재진행형의 재난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 같은 기후변화로 인한 글로벌 위기에도 소위 피해 불평등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게 우리가 눈여겨볼 대목이다.

대부분의 기후관련 미래 예측 보고서들에 의하면, 기후변화로 인해 가장 많은 타격을 받을 곳으로 아프리카와 남아시아로 예측되는데, 이곳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를 가장 적게 배출하는 지역이다. 즉,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일컬어지는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적은 지역에서 가장 큰 피해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반면에 미국과 유럽은 고도의 산업화로 인해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함으로써 기후변화에 책임이 큰 나라들이지만, 반면에 소득이 증가함으로써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도 있다. 이런 사실로 미루어볼 때 기후변화로 인한 전 지구적인 피해는 각 나라들에 공평하게 분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이같이 역사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책임이 적은 국가들이 더 큰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이야말로 국제사회가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에 있어 공정성과 책임성을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

이와 같은 기후변화로 인한 식품 물가에 기반한 생활 물가의 인상과 경제 전반에 걸친 인플레이션, 더 나아가 식량 위기로까지 다가오는 기후플레이션에 대해서 우리 인류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화두가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장기적인 측면으로 본다면 가장 먼저, 온실가스를 줄이는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일이 될 것이다.

기후플레이션은 기본적으로 온실가스 과다배출에 따른 기후위기로부터 기인한 것이기에 기후의 온도를 낮추기 위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이 가장 확실한 해법이 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도 녹록지도 않다. 왜냐하 면, 비록 오늘부터 당장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인다고 하더라도 세계 경제는 이미 기후변화로 인해 2050년쯤 전 세계 소득을 19% 감소할 것이라는 연구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산업화 이후 100여년 동안 지구의 온도를 이미 섭씨 1.5도 이상 상승하게 했던 것을 순간적으로 되돌릴 수는 없는 일이기에 지금부터라도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각국의 탄소중립 실현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둘째로는, 온실가스 저감 기술이나 탄소포집기술을 적극 활용하여 저탄소 패러다임을 구축하는데 범 국가적으로 나서야 한다. 물론 이같은 패러다임 구축에는 많은 예산이 투입되어야 가능하겠지만, 이미 중병을 앓고 있는 지구를 생각한다면 이 또한 서둘러야 할 일이다.

셋째로는, 친환경 재생에너지 활용 기술을 농업에 적용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성 제고는 물론 환경 친화적인 경작 환경을 만드는 것 또한 중요하다.

넷째로는, 기후변화에도 잘 적응할 수 있는 품종을 개발하는 일이다. 비록 최첨단의 기술이 집약된 4차 산업혁명시대라 할지라도 기후변화에 따른 날씨는 농작물의 작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농작물의 생육기에 이상저온으로 인한 냉해나 이상고온, 폭우, 가뭄 등 기상이변은 병해충을 유발하여 품질 저하는 물론 생산량을 크게 줄어들게 하는 주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과학자들은 당장 생산량이 급감하고 있는 커피를 기후변화에 견딜 수 있는 품종 개발을 위해 원두 유전자 지도를 완성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섯째로는, 4차 산업혁명의 총아로 일컬어지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농가 환경 개선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을 활용한 스마트팜은 비닐하우스나 유리온실 등에 센서, 네트워크 및 컴퓨터 등을 연결한 4차 산업혁명기술을 접목해 작물의 생육환경을 관리함으로써 원격 시설제어 및 정밀 생육 관리가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다.

이와 같이 기후 위기에 따른 기후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열거한 논의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온실가스에 기인한 지구의 열대화를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제어할지에 대한 각국의 관심이 훨씬 더 중요한 시점이다. 그래서 현재 우리 인류가 가고 있는 길을 계속 고집한다면 전 지구적인 재앙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는 현실 인식이 더욱더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지구의 온도는 실제로 석유, 가스, 석탄 등과 같은 화석연료의 사용을 중단하거나 대폭 줄여야만 안정화될 수 있다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기 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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