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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호의 세상보기] 가만히 있으라!
김연호 수원노사민정 사무국장
2023년 05월 08일 (월) 11:28:56 김연호 칼럼 webmaster@ggjap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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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중앙신문]

   
▲김연호  수원노사민정 사무국장

한국 사회에서 정치인은 어떻게 등장하는가? 우리는 정치인에게 어떤 자질과 능력을 요구하고 있는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정치세력의 등장을 우리 모두는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는가? 정치 꿈나무들이 그들의 정치적 신념과 가치를 추구하며 현실 정치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제도와 기반은 마련되어 있는가?

결코 답하기가 쉽지 않은 주제들이다. 다만 시민의 입장에서 우리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고 대한민국호의 미래를 이끌어줄 꿈나무 정치인의 출현과 성장을 고대하는 간절한 마음에서, 그들을 기다리는 우리의 자세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가만히 있으라”하면 연상되는 정치인이 있다. 바로 대한민국 21대 국회의원인 용혜인이다. 그는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침묵행진을 제안하며 “가만히 있으라”라는 손팻말과 국화를 들고 행진하는 시위를 주도하며 대중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한 이후 한국 사회는 대격변의 시기를 맞이하게 된다. 탑승자 476명 중 사망자와 실종자가 304명에 이르는 대참사였고, 그 희생자의 상당수가 어린 학생들이었다는 사실에 전 국민은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세월호 침몰 사고의 원인과 책임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면서, 모든 방송과 언론에서는 희생양을 찾기 위한 광기 어린 보도가 이어지고 있었다. 사고 당시 모든 매체를 통해 선장과 승무원들의 “가만히 있어라”라는 안내방송으로 인해 더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은 우리 국민 모두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전 국민이 혼란스러워하고 사고 책임 소재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는 와중에 용혜인 의원은 “가만히 있기는 너무 꺼림칙하다”라며 도심 침묵 행진을 제안했다. 그는 “가만히 있으라”라는 말은 그 말을 믿고 따른 수 많은 사람들을 죽게 만든 바로 그 한마디라며 “이번에는 가만히 있지 말자, 문제가 무엇인지 우리 함께 고민해 보자”라는 취지에서 침묵시위를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용혜인이 제안한 “가만히 있으라”라는 사회운동은 사고 책임자들에게는 준엄한 심판이었고 우리 시민들에게는 “깨어나서 일어나라”라는 울림의 메시지였다.

당시 그의 나이 24세였다. 그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고, 그 경험을 토대로 아르바이트 노동조합을 직접 만드는 등 현실 사회운동과 정당활동을 전개하며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국회의원이 된 이후에도 본인의 정치 신념에 따라 소신 있는 발언과 의정활동으로 국민의 관심을 받으며 정치 기대주로 성장해가고 있다.

대의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고 거대 양당이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우리나라 정치 영역에서 정치 신인이 정치 제도권으로 진입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총선 등 주요 선거에서 선거 전략상 여성이나 청년을 구색 맞추기 용도로 영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력 정치인과의 개인적인 인연이나 소개가 주된 영입 경로이고 주로 화려한 스펙을 가진 신인들이 선택을 받는다. 그런 경로를 통해 정치권에 들어온 신인들이 과연 정치적 소신에 따른 자기 정치를 할 수 있을까? 설사 개인적인 의욕이 있더라도 현실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 본인을 선택해 준 유력 정치인에 대한 보은 정치나 개인의 정치적 위상을 높이는 것 이외에 그들이 할 수 있는 정치는 없을 것이다. 그들이 정치를 왜 하려고 하는지? 그의 정치적 행동은 어떤 신념에 기반하고 있는지, 어떤 사회를 꿈꾸고 있는지는 뒷전으로 밀리기 십상이다.

2024년 총선을 앞두고 현재 국회에서 선거법 개정이 논의 중이다. 아마 대다수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정되지는 않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그런 기대도 하지 않는다. 사실 용혜인 같은 경우는 우리에게는 굴러들어 온 복이다. 이제 피곤한 일이지만 우리 국민이 직접 나서야 한다. 보수든 진보든 본인이 추구하는 정치철학이 있고 본인의 신념과 가치에 따라 소신껏 자기 정치를 하고자 하는 정치 신인을 발굴해 내고 보호해 줘야 한다.

우리가 함께 살아갈 세상을 따듯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정치라는 업을 ‘소명의식’을 갖고 본인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우리 미래를 찾아내보자. 현실 정치인은 그들의 등장을 반겨 하지 않겠지만, 우리는 그들을 맞이할 준비가 충분히 되어있다. 대한민국 국회와 지방의회에 제2, 제3의 용혜인이 등장해 주기를 바라며, 이제 “더 이상 가만히 있지는 않겠다”라는 목소리를 내보자.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아 조급한 마음마저 든다. 그래도 긴 호흡으로 청년 정치인이 등장하고 성장해가는 그 힘든 여정에 동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렵게 우리 곁으로 다가와 손을 내민 정치 보배 용혜인이 말실수 한마디로 허무하게 우리 곁을 떠나지는 않을까라는 괜한 걱정이 든다. 염치없지만 우리 정치 꿈나무들한테는 ‘잘 버터내라’라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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