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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봄이 오는 소리
삶 속에서 배우는 소소한 이야기
2023년 04월 12일 (수) 09:16:45 장수연 가온초 교사 webmaster@ggjap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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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중앙신문]

추웠던 겨울이 가고 어느새 봄이 성큼 다가왔다. 서서히 피던 노란 산수유가 봄을 알리자마자 갑자기 벚꽃이 피더니 봄이 만발하였다. 이리 따스한 3월이라니, 빨리 핀 꽃처럼 사람들 마음도 벗어버린 마스크처럼이나 설레인다. 여기저기 꽃구경 인파가 몰려드는 것을 보니 너무나 추웠던 코로나19도 이제 지나가 버렸나 보다.

봄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손길도 분주하다. 논과 밭에는 봄부터 가을까지 싹이 트고, 꽃이 피어 잎이 무성했던 식물들의 흔적이 한가득이다. 사람들은 식물들이 견뎌낸 혹독했던 겨울의 잔해를 치워주고, 식물을 지켜주던 까만 비닐도 걷어준다. 땅을 갈고 거름도 뿌려둔다. 나무는 또 어떠한가. 새로운 열매가 맺을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가지를 쳐주고, 겨우내 지쳤을 나무에 영양분도 듬뿍 주어야 한다. 사람의 손길에 숨죽이며 봄만 기다리던 산과 들이 겨울잠에서 깨어 활기를 되찾고 있다.

학교에 가는 아이들의 지절대는 소리는 또 어떠한가! 참으로 오랜만에 찾아온 아이들의 소리는 새소리보다도 더 듣기 좋지 아니한가. 새 가방, 새 옷을 걸치고 두려움과 설렘으로 처음 학교에 가는 1학년 신입생들과 올해는 어떤 친구와 선생님을 만날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발길을 재촉하는 재학생들의 등교 소리는 그 어떤 봄의 소리보다도 겨울을 몰아낸다. 어느새 반소매를 걸치고 운동장을 누비는 아이들을 보면 그저 웃음이 난다.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 하며 옷깃을 여미는 내 몸은 어느새 봄을 사십 번도 넘겨버린 지 몇 해이다.

아침의 추위와 점심의 따스함 사이에서 내 몸은 적응하느라 힘이 든다. 아이들처럼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는 나이가 되었지만 내 마음은 아직도 운동장을 뛰어놀고 있다. 콧물이 나와도 좋았고, 콜록콜록 기침 몇 번 해도 좋았던 그 시절, 친구들과 신나게 놀았던 나의 어린 시절 봄은 어디로 갔을까? 콧물을 하도 닦아서 소매는 매끈매끈, 코밑은 새까만 게 묻어도 노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그때도 어김없이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 40번이 넘는 봄이 가버리고 새봄을 맞이하는 이제는, 창가에 기대어 따스한 커피 한 잔으로 봄의 소리를 들으며 노랗고, 하얀 봄의 향연을 감상하며 편안함을 느끼는 그 마음 어딘가에 무수히 많은 봄이 고이 담겨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봄은 항상 새롭다. 매일 뜨는 해가 매일매일 다르고, 매일매일 귀하듯이 1년마다 돌아오는 봄이 어쩜 그리도 새롭고 감사한지.

사람과 생명이 있는 것에만 봄이 오는 것은 아니다. 꽁꽁 얼어버렸던 땅도 흐물흐물 녹아 삽이 들어갈 정도로 말랑해졌다. 겨우내 걸어 다녔던 보도블록도 왠지 풀어져 버린 느낌이다. 공원 내 운동기구 손잡이도 이제는 찬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공원 의자는 어떠한가. 지나가던 길도 멈추고 자연스레 앉아서 날리는 벚꽃잎을 바라본다. 매일 들이마시던 공기도 다르다. 물론 황사나 미세먼지가 자주 찾아오는 것이 봄의 오점이긴 하다. 그런데도 온 세상 모든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 봄을 맞이하는 이 분주함이, 이 소란스러움이 그저 사랑스럽다.

봄이 오는 소리는 희망을 달고 온다. 새롭게 심은 씨앗에서 작년보다는 더 실하고 더 많은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주길 바란다. 올해도 나무에 뽀얗게 올라온 새순에게 무더운 여름을 가려줄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달라고 응원한다. 새롭게 만나는 선생님은 친절하고, 착하신 분이길 빌어본다. 같은 반 친구는 나를 괴롭히지 않고 나를 이해해주는 착한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기도한다. 내 아이가 올 한해는 좋은 선생님과 좋은 친구를 만나서 학교생활을 즐겁게 해주길 바라며, 공부도 좀 더 잘했으면 좋겠다고 바라본다. 올해는 나라의 경제가 작년보다 좀 더 나아지길, 그래서 물가가 더는 올라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5천만 대한 국민의 크고 작은 희망들이 바람이 되어 꼭 이뤄지길 소망해본다.

희망을 가져오는 봄, 새롭게 한 해를 시작해야 할 이때, 봄이 오기도 전에 잘려버린 나무와 식물들에도, 아픔과 슬픔에 여전히 추운 봄을 맞이하는 이웃들에게도, 갑작스러운 비보로 봄이 오다 멈춰버린 사람들에게도, 하루빨리 따스한 봄이 찾아오길 빌어본다. 

장수연 가온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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