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나는 온 몸에 색깔을 받고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가르마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

아프니?안녕 눈동자여, 은빛 그림자여, 사연이여병이 깊구나얼마나 오랫동안 속으로 노래를 불러네가 없는 허무를 메웠던지그런,너의 병은 왜 이렇게 아름다운지어떤 무늬인지 읽지 않았으니아무 마음 일어날 줄 모르는데얼마나 많은 호흡들이 숨죽이고 있는지한 발자

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잎새에 이는 바람에도나는 괴로워했다.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산 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가만이 들여다봅니다.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지금은 남의 땅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내 맘에는 나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

먹 구름이 흩뿌리고 달아난 비의 무리알갱이로 분산 되어 사방에 번져온세상을 척척 하게 물 칠해 놓고저만큼 땅 끝으로 잠수하는우기의 무요일부스스 잠에서 깬 진 청록 하늘은구름사이 우뚝 솟은 산 봉우리에큼지막한 연못처럼 걸터 앉아대지에서 피어나는 온기를

눈을 뜨면 다시금 하루가 가고시간의 발자국 이어 세월 가지만, 다시는 삶을 눈물이라 말하지 말자삶을 슬픔이라 말하지 말자 가슴속 갈피마다 생명의 온기 지피우고,하냥순수를 꿈꾸며 살아가는어진 삶의 한 중심에서,우리 함께 할수 있어 얼마나 아름다운가함께

더는 말하지 말자우연이다 그리 말하지 말자인연보다 소중한것이 무에 있겠어우리살아가는동안, 숱한만남 속에서그저 우연으로 스치기도 하지만우리의 만남결코 우연은 아니야필연, 필연인것을 왜 모르나우리함께 살아가는동안, 더욱소중한 것은필연 더더욱 소중히 가꾸는

오직, 하나이길 바랬어가없는 인연 스치는삶의한중심에서네 꿈에 내꿈 물들어내 꿈에 네꿈 물들어밀물지는 단풍, 더불어꿈꾸는 소망죽어서도못잊을허망이래도하나이길 바랬어. 오직

한 생애를 담고 있는깊은 숲 속에바람결에 나부끼며숨어살던 흰 나비야너의가슴고이고이 묻어 두었던저 먼 이상향의 하늘로나붓나붓 날아오르렴.나비야나비야운명의 예감으로오직 너만을 간절이 원했던나의 뜨거운 사랑은 새벽녘젖빛 안개로 뒤엉겨 울다풀잎 위에 내린촉촉

날마다, 아쉬움의 크기늘리며살아가는 우리들소통의 길은 무엇인가전화를 걸면어느날은 받지않고어느날은 통화중어느날은 꺼진전원그렇기 전언조차 없는길날마다, 나이테의 그림자 늘리며바람꽃 잠재우는 느티나무위로멈춰선 달믿음속의 기다림

꽃이지는 대지는온통 허무부서지는 꽃잎의 파편은온갖 비수꽃이 지는 날은내 생명위 호홉도절망의 벽에 부딪혀장승곡 몇 소절만 되플이 할뿐가슴엔꽃 주검만이그림자 모양으로 드러눕는다네오늘도한차례꽃이 진다네그녀가 멀리 떠나간다네

앞만 바라보면서달리기만 하면 되는줄 알았어그랬었어차마밑으로 고드름 매달리던 바람,막산허리를 돌아갈 무렵언제우리만나자는 약속도 없었는데언제우리만나리란 예감도 없었는데누가 먼저랄것도 없이가슴 설레이는 온기혈맥을 화악 트며일어서는 환희우린 그렇게 만났어시린

시간의 수평선 위로 어둠이 오면밤은 또다시 밀려드는 어둠어둠으로 켜켜이 덧쌓이는데어디가 길이고어디가 그끝인가아직도 가야만 할길은 먼데, 아득히삶의 길은 여전이 먼데지척을 분간할수 없는 나의 시선은사무실천정, 서슬시퍼렇게 찬란히 빛나는형광등 불빛 아래서

어쩌면 좋으냐어쩌면 좋으냐어둠은 도시의 밤거리에서 죽었다눈을 뜨고 눈을 뜬채로거처를 찾아 헤메이다홀로 스러지는달네온이 형형색색으로 빛날때자동차 헤드라이트 번뜩일때잽싸게 허겁지겁 도망치는밤고양이푸른 살기만이가슴에 비수처럼 박힌다.

갇혀 산다는것쥐죽은듯이 갇혀산다는것갈증처럼 꿈꾸는 자유의이면새장속에 새처럼 갇혀산다는것, 그리하여죽음의성을 향해가는시간의갈피비바람부는 거친계절아득한 비바람 속에서도, 허방허방모진가시밭길을 걸어야하는실종의길서러운 우리들의 언어어디에서 어느날 쯤엔, 차갑

당신 가슴에 빨간 장미가 만발한 5월을 드립니다5월엔 당신에게 좋은 일들이 생길 겁니다 꼭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좋은 느낌이 자꾸 듭니다당신에게 좋은 일들이 많이 많이 생겨나서 예쁘고 고른 하얀 이를 드러내며 얼굴 가득히 맑은 웃음을 짓

이젠 슬프지 않다병든 가슴 잎사귀 싹둑 잘라낸 뒤느낌을 담은 감관, 그 전깃줄을뚝, 끊어낸 뒤머리 속 컴퓨터 나사못, 몽땅 빼낸 뒤묶였던 광기가 한바탕불변의 공간을 회오리처럼 흔들며휩쓸어간 뒤포개지고 다져져 황농된추억 그리움 사랑 눈물 슬픔 분노그 농